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무기한 연기

우리 측 제의에 북 측 응답 아직 없어…기업인 "우린 준비 돼 있다"
北, 대북제재 해제 전 경협 한계 느낀 듯…통일부 "남북 협의 중"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속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 이설 기자]남북경협 재개의 돌파구로 관심을 모았던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공단 방문이 무기한 연기됐다. 북한이 최근 북ㆍ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들에 대해 돌연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번이 무산됐던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이번 방북 계획은 북측도 큰 관심을 보였던 터라 배경이 주목된다.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시점은 아직 합의가 안됐고 남북이 협의 중"이라며 "당초 정부가 방북 시점을 못 박아 정한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개성공단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등을 통해 북측에 기업인들의 방북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은 북측이 먼저 입주기업인들의 방북을 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북측은 현재 입주기업인들의 방북과 관련한 어떤 협의에도 응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북은 입주기업을 업종별로 구분해 150여 명의 입주기업 관계자들을 사흘 간의 일정으로 나눠 공단 내 시설 점검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이미 방북 준비를 마친 상태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통화에서 "김이 빠지긴 했지만 포기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한나절 점검하고 오는 것이기에 우리는 준비가 다 돼 있다"고 밝혔다. 유창근 개성공단재개준비TF 단장도 "내부적으로 방북할 준비를 다 마쳤지만 정부 쪽에서 일정에 대해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여러 차례 그런 (무산된) 적이 있었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에서 남북 간 협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입주기업인 방북이 북측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경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북측은 지난 1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10월 안에 하기로 합의했던 보건의료 분과회담, 철도ㆍ도로 공동 현지조사, 체육회담, 북측 예술단의 서울 공연 등의 일정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남북은 산림협력 분과회담,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일정만 예정대로 소화했다.문제는 미국의 협조없이 남북 경협은 언제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리저리 얽힌 대북제재 때문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경의선 철도공동조사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 "미국 측과 저희가 부분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반면 북측은 우리 정부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남북산림협력회담이 열렸던 지난 22일 북측 단장인 김성준 국토환경보호성 산림총국부총국장은 회담을 끝내면서 "앞으로 이런 형식으로 회담이 이뤄진다면 북남(남북) 산림협력 회담에 기대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북제재가 풀릴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남측이 투명패널, 양묘용기 등 관련 장비를 지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이설 기자 sseo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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