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 이제는 질적 성장할 때'…여경협 경영연수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주최로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전국 여성 CEO 경영연수에서 여성 기업인들이 정책토론을 벌이고 있다.

[부산=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수주산업분야는 대부분 남성 기업 중심의 업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주활동에 음성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어 여성 기업에게 매우 어렵고, 발주처에서도 접촉을 꺼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김영란법' 이후 환경이 좋아졌다지만 협회 등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김경희 아쿠아셀 대표)"창업 당시 2억원 정도의 정책자금을 받았습니다. 공정한 심사를 통해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기 때문에 여성 기업이라서 차별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자금 증빙 작업을 하느라 정작 사업을 못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입니다. 절차를 합리적으로 간소화해야 합니다."(김소영 아틀라슨 기업부설연구소 소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가 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전국 여성 CEO 경영연수'에 모인 여성 기업인들은 '여성 기업의 한계와 도전'에 대해 열띤 정책토론을 벌였다. 여성 기업인들은 이날 여성 기업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공감했다.한무경 여경협 회장은 토론회에 앞서 "사실 '여성 기업의 한계'라는 것은 굉장히 안 좋은 타이틀이다. 여기 있는 여성 기업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뚫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며 "이 타이틀은 오늘로 마감하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한국 여성 기업인이 도전적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이 대표인 사업체는 1997년부터 빠르게 증가해 2016년 150만개로 전체의 37.9%를 차지한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 발표를 맡은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기업의 절대규모는 커졌지만 질적 성장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김 연구위원은 "여성 기업 70%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임대업, 개인서비스업에 몰려있는 데 비해 남성 기업은 운수업과 제조업에도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며 "사업체 구성에서 여전히 남녀별 업종 차이가 나고, 느리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규모와 조직형태의 영세성을 거론하며 "여성 기업의 경우 95%가 개인기업이고 생존율도 낮다. 여성 기업의 법인 비율은 5%에 불과한 반면 남성 기업은 13%가 법인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김 연구위원은 여성 기업에 대한 균형·포용적 성장을 위해 "현재 여성 기업 지원정책의 수급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기업 육성사업은 대체로 교육사업과 판로지원에 집중돼 있다"며 "여성 기업에게 가장 절실한 금융조치는 미약하다. 기술보증, 신용보증 지원 시 창업 초기 여성 기업에 보증료율을 0.1% 감면해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의 여성 전용 대출 프로그램 등 사례를 들며 여성 기업에 대한 자금, 창업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여경협 경영연수는 이날부터 1박2일간 열린다. 정책토론회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남북경협 전망과 여성 기업의 대응전략에 대한 초청강연이 열렸다. 여성 경제인들의 경영애로 상담과 우수기업 전시·판매 부스,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여성 CEO 경영연수는 전국 여성 경제인의 경영능력 향상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여경협이 1999년부터 매해 개최해왔다. 이번 행사에는 24개 업종에서 1000여명이 참석했다.이은결 기자 le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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