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돈기자
이승진기자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승진 기자] 14일 자신의 정무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피해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성’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써의 몰락은 피할 수 없었지만 법적인 책임에서만큼은 자유롭게 된 안 전 지사는 이날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반면, 이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던 피해자 김지은(33)씨는 안 전 지사를 ‘거부할 수 없었던 신 같은 존재’로 표현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일련의 과정에서 신빙성이 부족해보이는 발언으로 국민들로부터 의혹의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재판 과정 내내 안 전 지사의 강력한 처벌을 원하며 자신의 피해 사실을 호소했다.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에 비해 훨씬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졌던 이번 사건의 주요 발언들을 되짚어 봤다.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어리석은 행동에 용서 구한다"(2018년 3월6일 도지사직 사퇴, 안희정)김씨의 폭로 하루만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됐던 안 전 지사가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새벽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이어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오늘 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인 22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김지은 씨 변호인단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너 미투 할거니’ 물어보고 또 성폭행”(2018년 7월27일 결심공판 공개진술, 김지은)7월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개 진술에 나선 김씨는 "(성폭행 공개 이후) 저는 통조림 속 음식처럼 죽어지냈다"며 "나만 사라진다면, 내 가족과 지인들의 괴로움을 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강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고 그동안의 고통을 힘겹게 내뱉었다. 이어 김씨는 "피고인은 마지막 범행 당일까지 '너 미투 할거니'라며 압박을 가했고, 그날도 저를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공개적으로 피해를 밝힌 것은 지난 3월5일 방송사 인터뷰 이후 처음이었다.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다시 태어나겠다" (2018년 8월14일 무죄 선고 직후, 안희정)재판 직후 안 전 지사는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고 부끄럽다”면서 “많은 실망을 드렸고,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법 당국에 대한 질문에도 “다른 말씀 못 드리겠다”면서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라고 짧게 말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