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 웬 횡재냐'…특수건설 오너家, 장롱 속 잠자던 지분 처분 중

남북 경제협력 훈풍에 주가 3배 오르자 차익실현김중현 부회장, 약 43만주 장내매도…약 45억 규모 투자자들 "대주주, 내재가치 아닌 단기 급등으로 현금화" 지적

김중헌 특수건설 대표이사 회장.(회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코스닥 상장사 특수건설 대주주 일가가 남북 화해 분위기에 주가가 급등하자 대규모 차익 실현을 했다. 최근 한 달 사이 내다 판 지분이 전체 발행주식의 10%에 육박한다.25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사실상 지배주주'인 김중헌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한 달간 세 차례에 걸쳐 보유지분 약 47만주를 팔아치웠다. 지분 처분 규모는 약 45억원이다.지분 처분이 시작된 지난달 말은 '4.27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돼 남북경협주들이 이상 급등세를 보이던 때였다. 당시 특수건설 주가도 남북 훈풍을 타고 올 초(1월2일 3965원)보다 2배 넘게 치솟았다. 지난달 23일 장중 한 때는 1만1000원까지 오르며 올 고점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27.98% 오른 1만750원으로 장을 마쳤다.주가 상승은 이달까지 계속됐다. 지난 15일에는 1만24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올 초 주가 대비 3배 넘는 수준이다.이 기간 김 부회장의 보유지분도 4.76%포인트 줄어들었다. 김 부회장의 지분 변화는 약 3년 반만이다. 2014년 9월4일 작성된 보고서는 2018년 4월27일 수정됐다.
김 부회장의 동생인 김도헌 부사장도 마찬가지다. 이달 23일 기준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올 초보다 2.44%포인트 하락한 10.11%다. 처분 규모는 약 14억원이다.주요 경영진이 아닌 오너가 구성원들도 주가가 크게 오른 최근 2개월 사이 지분을 내다 팔았다.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주주들의 지분도 지난해 말 기준 8.92%에서 6.59%로 줄었다.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반짝 상승한 틈을 타 10%에 가까운 지분을 팔아 현금화한 대주주의 행태를 비난하기도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내부자가 사는 건 호재, 파는 건 단기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하는데 특수건설의 대주주는 회사 내재가치에 관계없이 남북경협이라는 테마로 급등한 지분을 처분해 현금화했다"며 "시장에 매도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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