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없어 돈 쌓아둔 韓 기업들…北 탈출구 될까

2020~2024년 남북 경제통합되면연 GDP 0.81%추가 성장, 일자리 12.8만개 인프라, 전력 정상화부터 진행될 전망정치, 군사적으로 안전한 상황 조성 선제돼야

개성공단 전경.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우리 기업들은 자금과 기술은 충분한데 적절한 투자처가 없어 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은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해선 정치, 군사적으로 안전한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남북경제통합이 진행될 경우 5년 간 연평균 0.81%포인트의 추가적 경제성장과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13일 최남석 전북대학교 교수는 2020년~2024년 사이 한국 경제의 GDP 전망액을 기준으로 한반도 신경제비전(북한경제개발)에 따른 추가 경제성장률을 연계·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남북한 경제통합이 2020년부터 시작될 경우 남한의 GDP 증가액은 2020년에서 2024년 사이 831억 달러(약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6대 제조업 분야서 5년간 자동차제조업의 GDP창출액은 34억3000만달러이며, 철강 17억2000만달러, 기계 20억9000만달러, ICT가전 60억9000만달러, 석유화학 38억3000만달러, 섬유 10억7000만달러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생산유발액은 42조4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10조8000억원에 달하며 12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남북간 초기 경제협력은 북한의 노후된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작업과 전력 정상화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 KPMG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가 주 교통수단인데 시속 40~50km에 달리는 상황이다. 도로 역시 포장률이 10% 미만이며, 항만은 해운 능력이 남한의 4%(4200만톤) 수준이다. 공항 역시 대부분 군용으로 활용된다. 이를 두고 남북 정상회담때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에너지 분야 역시 에너지 수급의 43.2%가 석탄이다. 중국에 매년 55만톤의 석유를 의존하고 있으며 수력 발전소는 50% 이상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북한에서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자체적으로 수급하는 가구가 10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남한에서는 태양광 패널, 석유화학 제품의 상당수가 초과 공급인 상태다. 노호후화된 수력, 화력 발전소를 정비하는 기술도 세계적으로 우수하다.김광석 삼정 KPMG 전무이사는 "인프라 차원에서 북한은 동일 언어, 지리적 인접성 등 원가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가 있는 반면 자본 조달력 측면에서는 중국보다 뒤쳐지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정상화에서는 태양광 패널, 석유화학제품이 초과공급된 국내 상황에서 우리 기업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을 벗어나 경제계가 핵심 역할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같으면 남북경협이 당장 돈이 안되지만 장기적으로 통일 위한 선투자라고 정부가 주도했지만 그런 논리는 이제 맞지 않다"며 "한국 기업의 진출 관점에서 기업이 나서는 경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기업들이 전면에 나서기 위해서는 당위적으로 남북간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감이 충분히 해소돼야 한다. 정부는 북한, 미국, 중국 등 사이에서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만드는 '환경조성자'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미정상회담이 잘되면 빠르면 연내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가 가능하겠지만 우리 정부가 구상한 신경제지도 등 장기 계획은 미국의 국제전략물자 규정 등 때문에 할 수가 없다"며 "본격적 경협 사업은 북미수교와 연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