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리스크 해소 국면인데…외국인은 대거 선물 순매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박나영 기자] 시리아 사태가 증시에도 불안감을 드리웠으나 조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급등했던 국제유가도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그 밖의 악재도 소멸되는 분위기다. 다만 외국인이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선물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16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87%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1%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지난 13일 단행한 시리아 공습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공습은 종료됐으며,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했다.코스피는 지난 11일과 12일 연속 하락했으나 이후에는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으며 17일 오전에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 벤처펀드 열풍에 힘입어 지난 9일부터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쉼없이 오르면서 이날 오전에는 900선을 다시 찍었다.지난해 4월7일 미국의 시리아 공습 때도 코스피는 2154에서 2142까지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후 3일간 조정이 있었으나 만회도 조속히 이뤄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러시아 군 연루 위험을 줄이고자 화학무기 시설에 정밀 타격을 했으며 추가 공습은 없다고 못박았다. 러시아는 직접적 반격보다 유엔총회 소집 촉구를 통한 외교적 해결에 나서고 있다"면서 "곧 터질 듯 했던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이 추가 진행될 가능성이 낮아져 증시나 원자재 시장이 받을 충격은 오히려 작아졌다"고 짚었다.그는 이어 한국 증시에 대해 "악재들이 소멸 구간에 진입했고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우려 대비 양호한 수치를 기록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재개될 듯 하다"면서 "코스피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형 IT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코스닥은 2분기 중 직전 고점까지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랜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긍정적 전망을 퇴색시키는 것은 최근 외국인의 흐름이다. KB증권 등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200선물 순매도가 지난 16일 기준 -5만3390계약으로 사상 최대 규모(계약수 기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주도 장세에 순매수세를 유지해온 외국인들의 선물 롤오버 포지션이 지난해 12월 2년여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이후 순매도세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롤오버는 만기가 된 채권이나 증권 등 금융상품이 최초 계약 때와 같은 조건으로 자동연장되는 것을 말한다.오는 5월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은 곧 한국물 비중 축소를 의미하므로 좋지 않은 이벤트"라며 "패시브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선물을 앞서 매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는 아시아 다른 국가의 현물 거래에 대한 헤지일 뿐 국내 현물 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이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현물 순매도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헤지거래를 국내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올 들어 외국인들은 대만(13억2400만달러), 일본(299억9800만달러), 태국(4억2500만달러), 인도네시아(3억9600만달러) 등에서 순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한국은 5500만달러로 상대적으로 순매도 규모가 작다.이 연구원은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자본 유출입도 자유로운 편인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에게 유리해 다른 국가 현물 거래에 대한 헤지를 코스피200 선물로 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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