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건희 아들' 아닌 성공한 기업인 되고 싶었다'(종합)

이재용 부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제 꿈은 이병철의 손자, 이건희의 아들이 아닌 성공한 기업인이었습니다.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공시키는 일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못 도와줄 일입니다. 외동아들이 저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승계를 위해 형제들과 다툴 일도 없었습니다. 승계를 위해 청탁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 전·현직임원 5인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목이 메이는 듯 여러차례 기침을 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저는 좋은 부모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교육을 받았다"며 "대한민국에서 저 이재용은 우리 사회에서 제일 빚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삼성이라는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능력있고 헌신적인 선후배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사회에 보답할 수 있을 지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개월동안 구치소에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사회, 사람들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혜택을 누린 사람이라는 점도 새삼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저의 인생의 꿈은 이병철의 손자, 이건희의 아들이 아닌 그분들처럼 성공한 기업인으로 이름을 남기는 것이었다"며 "재산, 지분, 자리욕심은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재벌 3세로 태어나긴 했지만 선대에서 이뤄놓은 회사를 제 실력과 노력으로 가치있게 만들어 세계적 초 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하지만 그러한 것을 달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저에게 달렸던 문제"라며 "제가 못하면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도와줘도 이룰 수 없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글로벌 기업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님처럼 셋째 아들도 아니고 외아들인 만큼, 다른 기업들처럼 후계자 자리 놓고 경쟁할 필요도 없었다"며 "특검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계열사 지분율, 승계에 대해서는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방지게 들리시겠지만 자신도 있었다"며 "이런 제가 왜 뇌물까지 줘가며 승계를 위한 청탁을 하겠나. 그런 적 없다.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바닥까지 떨어져버린 저 이재용의 기업인으로서의 신뢰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 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끝으로 재판부에 자신과 함께 기소된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이 부회장은 "여기 계신 이 분들은 회사일 열심히 하시다 이 자리에 서시게 됐을 뿐"이라며 "모든 문제가 저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시작한 만큼 모든 법적 책임, 도덕적 비난을 제가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망하신 국민여러분들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 지 죄송하기 짝이없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원심과 같은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10년을 구형받았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7년형을 구형받았다. 특검은 피고인들에게 재산국외 도피 상당인 78억 9000여만원 추징 선고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5일 선고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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