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기자
지난달 31일 찾은 전북 군산시 한국GM 군산공장 정문 전경.경비를 제외하곤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한국GM 군산공장은 현재 공장 가동률이 30%까지 떨어지면서 한 달에 주간 1교대 7~8일만 돌아가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한국GM 철수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철수는 없다"는 회사의 설명에도 철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업계와 지역 사회에 팽배하다. 철수설이 불거지는 이유를 분석하면 몇 년째 내리막인 생산량과 판매량, 최근 글로벌 GM의 움직임 등으로 꼽힌다. 여기에 한국GM은 한국 시장의 위상을 반박 근거로 들며 맞서고 있다. ◆철수설 왜? ①생산량·판매량 몇년째 뚝뚝=한국GM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2013년부터다. 미국 GM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판매량이 저조하자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유럽은 한국GM의 수출 주무대였다. 유럽에서 다니는 쉐보레 차량 90% 이상이 한국에서 나간 제품일 정도로 유럽은 한국GM에 큰 시장이었다. 스파크, 올란도, 트랙스 등이 대표 수출차량이었다. 쉐보레 브랜드 철수는 곧 한국GM의 일감 감소를 의미했다. 한해 20만대 가량을 유럽에 내보내던 것이 증발했다. 쉐보레 브랜드 철수 전인 2012~2013년 각각 78만5757대, 78만2721대였던 생산량은 철수 발표 이듬해인 2014년 62만9230대로 줄었고 2015년 61만4808대, 지난해엔 57만9745대로 주저앉았다. 생산량이 줄다보니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말리부와 스파크 등을 생산하는 부평·창원 공장은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유럽물량을 주로 생산했던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끊임없이 돌던 공장은 조업일수가 해마다 줄어 최근엔 주 5일 중 이틀, 한 달에 7~8번 조업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수 출이 회사를 이끌고 가는 형태인데 이 물량이 줄다보니 전체 실적 역시 감소했다. 2012년 80만635대였던 판매량은 2013년 78만518대, 2014년 63만532대, 2015년 62만1872대, 2016년 59만7165대로 매년 감소했다. 한국GM은 생산ㆍ판매 감소로 2014년 1192억원, 2015년 7048억원, 지난해 5300억원의 적자를 내며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반박 한국GM…"韓 글로벌 상위, 철수 없어"=한국GM은 GM내에서 한국 사업장이 갖는 의미를 강조하며 철수설을 진화하고 있다. 한국 사업장이 GM 내 생산ㆍ디자인ㆍ엔지니어링 허브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GM은 현재 국내에 4개 생산공장을 운영할 뿐 아니라 신제품 개발을 위한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주행테스트장까지 거느린 세계에 7개뿐인 GM 종합 사업장 중 하나다. 2014년 400억원을 투자해 새로 단장한 디자인센터는 GM 그룹 내 두 번째로 큰 규모다.카젬 사장 역시 부임 후 첫 일정으로 디자인센터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철수설 불식에 힘을 쏟고 있다. 이곳에선 GM의 미래차인 전기차 볼트 EV 디자인 등이 탄생했다. 카젬 사장은 "한국은 전 세계 쉐보레 시장 중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디자인센터는 한국GM의 경쟁력과 역량을 입증한다"고 강조해 GM 내 한국 시장의 입지를 재확인시켰다. 본사에서도 한국GM의 의미를 알고 있다. 스테판 자코비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GM은 GM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GM은 한국 시장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고 앞으로도 사업 파트너와 협력해 회사 경쟁력과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카젬 사장은 "회사는 재무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직원들에게 생산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회사 재건에 나섰다. 이달 중 재개되는 노조와 임금협상에서도 이 같은 점을 강조하며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도요타 사례를 들어 한국GM 노사가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글로벌 본사에 보여줘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도요타는 노사 분규로 1950년 심각한 영향을 받고 다시는 분규를 일으키지 말자는 합의를 한 후 60년 동안 분규가 없었다"며 "분규가 계속 된다면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장을 정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국GM이 노사 안정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