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 위기에…강남8학군 부활한다 VS 안한다

입시업계 "입시 명문 일반고 선호로 일반고 간 격차만 더욱 커질 것"공교육 정상화 없이는 반쪽 정책… "국민 싸움 붙이기 그만해야"

지난 9월19일 서울 종로구 이화여고에서 열린 서울자사고연합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의 학생선발 시기가 일반고와 같아지면서 '강남 8학군' 부활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논점 흐리기'라며 더욱 강력한 정책을 요구하는 한편 입시전문업체들은 지역 입시명문고의 부활을 예고했다.2일 교육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 예고하자 입시업계에서는 강남 8학군과 같은 지역 입시 명문고가 부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역 내 인기 학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전망이다"라며 "거주 지역 내에 입시 명문고가 있는 학생들은 큰 불이익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광역단위로 선발했던 자사고·외고에 지원하는 것이 위축되면서 학교 선택권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지금도 일부 지역 명문고와 타 일반고 간의 격차가 큰 상황인데 이번 정책으로 인해 이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며 "하위권 일반고에서 상위권 일반고로 전학하는 일이 늘어나며 하위권 일반고를 더 피폐하게 만드는 결과도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부동산 업계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학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과거보다 줄어들었지만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외고 폐지가 진행된다면 다시금 학군 선호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교육시민단체에서는 이를 '논점흐리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8학군 부활' 주장은 고교서열화에 따른 고입경쟁과 사교육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8학군 선호 현상이 있던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고입 경쟁은 없었다"며 "이번 추진 방안의 본질은 과도한 고교서열화를 해소해 이에 따른 고입경쟁을 완화하고 관련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시작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걱정은 과학고와 영재고 및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에 대해서도 시기와 방법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나아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고교유형 구분 근거조항 삭제해 모든 고등학교를 일반고로 바꿔야 근본적인 고교서열화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목표인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서는 고교 체계를 손보는 것과 함께 일반고 정상화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장은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일반고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외고 등 특목고를 죽이는 것 뿐"이라며 "국민들이 자사고·외고 폐지와 유지로 갈려 싸움만 붙이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이 소장은 이어 "2인3각 달리기처럼 빨리 달리는 학생이 느리게 달리는 학생에게 맞추는 식의 무조건적인 일반고 전환이 아니라 일반고와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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