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국경절 특수 없었다…황금연휴에 셔터 내린 지방 면세점

경남 창원 대동면세점, 추석연휴 기간 휴점롯데면세점, 전년 대비 중국인 매출 25% 뒷걸음

지난 7일 경남 창원의 대동면세점. 셔터가 굳게 내려져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추석연휴 휴점합니다."추석 연휴 막바지에 달한 지난 7일. 경남 유일의 시내면세점인 창원 대동면세점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정문 한켠에는 '연중무휴'라는 안내와 함께 영업시간이 적혀있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른 듯 했다. 추석이나 설날에도 오픈, '연중무휴' 운영이 불문율인 면세점이 특정 기간 휴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면세업계의 '국경절 특수'가 실종됐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대표적인 '대목'이던 이 기간 일부 지방면세점은 영업조차 하지 않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1~7일) 매출은 중국인관광객(요우커) 이용객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역신장했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이 기간 전체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고, 중국인 매출은 25% 감소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국경절 기간 밀려온 요우커에 가장 큰 환호성을 지른 곳은 면세점 업계였다. 관련업체들 고객 유치를 위해 부엉이 골드바, 황금 63빌딩 모형들을 경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황금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에 착안한 행사다. 부(富)를 가져온다는 의미에서 선호하는 숫자 팔(八) 관련 행사도 여럿 마련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고가의 경품보다는 구매액 대비 할인행사, 식사권 증정 등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지 않고, 관련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에 대한 내국인들의 감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골적인 환영마케팅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롯데, 신라 등 업계 상위 업체들도 눈에 띄는 '환영' 프로모션을 생략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국경절을 전후해(9월29일~10월9일) 신청서만 작성하면 하루 동안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원데이 골드패스' 행사나 할인행사를 마련한 정도고, 지난해 중국농업은행과 제휴를 맺어 특정 카드로 결제하면 15만원까지 할인해주던 행사를 진행했던 롯데면세점은 올해에는 국경절 프로모션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지방 면세점의 경우 상황은 더하다. 연휴 기간 운영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가뜩이나 줄어든 요우커의 발길이 지방까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명절이자 국내 면세업계 대목으로 꼽히던 국경절까지 겹쳤지만 대동면세점은 아예 영업을 포기했다. 한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지방 시내, 항만, 공항면세점들은 매출이 시원찮아 물건이 회전이 되지 않는다"면서 "점점 고객들도 떨어지고 직원과 현장 분위기도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유통부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