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밀알이 돼 함께 가리'…故백남기 1주기 추모대회

'고(故) 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백 농민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종로1가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다. 서울대병원에서 317일간을 혼수상대로 있다가 지난해 9월25일 숨을 거뒀다. (사진=정준영 기자)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사과는 시작이다.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라."백남기투쟁본부는 2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생명평화 일꾼 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를 열어 백 농민을 추모하고 정부를 향해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25일은 백 농민이 숨을 거둔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백 농민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종로1가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다. 서울대병원에서 317일간을 혼수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9월25일 숨을 거뒀다.대회사를 낭독한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가를 대표해 사과했지만 살인자는 그대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즉시 체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살인 죄목을 더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우리가 백 농민을 사랑하는 것은 그분의 삶과 정신이 사회를 깨끗하게 하고 사람 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백 농민은 불의에 항거하고 진리 앞에 주저함이 없었다"고 백 농민을 추도했다.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 (사진=정준영 기자)

이날 추모대회에는 백 농민의 유가족도 참여했다. 백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아버지가 열 달 투병 끝에 돌아가신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며 "그러나 아직 해결된 것도 없이 시간만 지났나 싶고 자식 도리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이어갔다.백씨는 "며칠 전 이 총리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가족에게 사과했다"며 "정부가 국가폭력과 인권문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가졌음을 확인하고 시름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이어 백씨는 "경찰이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며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국가폭력 희생자 가족으로서 환골탈태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검찰을 향해 신속한 수사를 부탁했다.

23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이소선 합창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합창단은 '봄바람 그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등의 곡을 불렀다. (사진=정준영 기자)

다양한 추모공연도 진행됐다. 이소선 합창단은 '봄바람 그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합창했다. 송경동 시인은 ''를 낭송했다. 가수 문진오씨와 이상은씨의 공연도 이어졌다.이날 집회는 경찰 차벽과 살수차가 배치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에 따른 것이다.추모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3000명이 참가했다. 추모대회 후 별도의 행진은 진행되지 않았다.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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