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아시아 신흥국의 투자확대가 둔화가 예상되는 하반기 한국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0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 수출은 글로벌 경기회복과 교역량 확대, 반도체 업황 호조, 유가 기저효과 등이 단가 상승과 물량증가로 이어지면서 2014년 하반기 이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對중국, 미국 수출비중이 감소하고 對ASEAN, 인도, EU 수출비중이 증가하며 수출시장이 다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 한국 수출은 기저효과 약화, 선박 수출감소 등으로 상반기 수출에 비해 금액증가와 물량 회복의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목표 성장률 달성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고 관리여력이 충분해 하반기 구조개혁에 집중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감속성장 국면 속에서도 제조업 경기의 완만한 회복은 지속될 전망이다. 민간기업의 고정자산투자는 증가세가 확대되었고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도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인도의 정부정책 중심에는 투자확대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었고 4월 발표된 ‘경제개발을 위한 3개년 계획’에서는 현대화 와 도시화를 통한 주거 환경개선과 제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향후 SOC 투자 및 설비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수출금액 기준 한국 수출 상위국가인 베트남, 대만 등의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 이어 단일국가 기준 수출금액 3위인 베트남에 대한 상반기 수출은 현지 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53.5% 증가했는데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한국 수출은 기대 이상의 호조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수출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었던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효과(P)가 하반기에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물량(Q) 증가보다도 수출단가(P) 상승효과가 컸던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등 부문의 수출은 상반기(‘17년 1,2월)를 정점으로 이미 둔화되고 있다. 반면에 반도체와 기계부문 수출은 주목해볼 만하다. 반도체와 기계부문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15년 말, ‘16년 초를 저점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기계의 경우, 수출단 가 상승효과보다 수출물량 증가가 상반기 수출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기타 품목들의 상반기 상품가격 변동에 따른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기계부문의 수출은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물량뿐만 아니라 단가측면에서도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일부 국가 로 편중됐던 부분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상반기 한국 수출은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 국,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완화된 한편, ASEAN, EU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수출 집중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수출도 비중이 가장 높은 대중국 수출비중이 ‘16년 대비 낮아졌다. 반면, 홍콩, 베트남, 필리핀 등 기타 수출국의 비중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IT기기의 메모리 탑재용량 증가 트렌드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계부문의 수출증가는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과 ASEAN지역의 인프라투자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신흥국 경기회복과 함께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ASEAN지역으로의 기계수출이 큰 폭 늘었다. ASEAN 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계부문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ASEAN 국가의 인프라 수준은 신흥 아시아지역 내에서도 여전히 낮기 때문에 ASEAN 지역의 인프라 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ADB(아시아개발은행)는 2020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투자수요가 ‘15년대비 2.5배 수준인 4,8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아시아 신흥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신흥국의 SOC 등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요확대는 한국 수출의 증가세 둔화를 제한하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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