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정치]반복질문·말꼬리 잡기…변함없는 청문회 풍경

정현백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당초 예상과 달리 여야 대치로 지연되면서 '청문 정국'이 다시 혼돈에 빠졌다.지난 4일 여야는 장시간 청문회를 연 뒤 곧바로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11시가 넘어서까지 추가질의와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오전에 이어 밤 늦은 시간까지 비슷한 질문이 반복되자 여당 의원들의 볼멘소리도 나왔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의원님들께서 질의하실 것이 있다 해서 양해해드렸는데 비슷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더이상 계속 (청문회를) 하는 것이 맞겠나 하는 고민이 든다"고 토로했다.정 후보자가 동생 부부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자택에 대해 7억5000만원을 근저당 잡은 것이 청문회를 늦게까지 이어간 원인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증여'냐 '차용'이냐를 문제 삼았다. 반복되는 질문이 이어지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 대신 나서 "변호사로서 민법상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김명연 한국당 의원이 오전에 질의 했던 동성애를 다시 거론하며 "동성애 차별 반대가 합법화랑 뭐가 다르냐"며 말꼬리를 잡았다. 정 후보자가 이미 오전 회의에서 "청와대에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사퇴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 의원들은 탁 행정관에 대한 질문도 반복했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논문에서 발견된 오타를 지적하면서 대필 의혹을 제기했지만 정 후보자가 "글쓰기 연습을 더하겠다"라고 답하면서 싱겁게 논의가 끝났다. 한국당 의원들의 이러한 행보는 한국당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임명에 반발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신부적격 3종 세트'(김상곤ㆍ송영무ㆍ조대엽) 가운데 1번인 김상곤 장관이 임명됐다"며 "우리가 청문회를 할 이유가 무엇이 있나 싶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3일 내로 심사경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하지만 여가위는 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5일 오전 여가위 전체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여가부 장관에 대한 보고서 채택도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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