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창과 방패의 전쟁… ICBM 막을 전력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 군의 대응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국방부가 발표한 '2018~2022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5년간 군사력 건설에 사용되는 국방비는 238조2000억원(방위력개선 78조2000억원ㆍ전력운영 160조원)이다. 방위력 개선 부문에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형 3축 체계'를 2020년 중반에서 2020년 초반으로 앞당겨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형 3축은 킬체인(감시ㆍ타격체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말한다.북한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킬체인의 '눈'에 해당하는 정찰위성이 필수적이다. 우리 군이 도입할 군사위성은 총 5기로 위성 4기는 구름 낀 날씨에도 관측이 가능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하며, 나머지 1기에는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 감시장비가 장착된다. 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하면 평균 2∼3시간 이내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용 이동식발사대(TEL)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확보를 위해 북한 핵심 군사시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정찰위성 4~5기를 내년까지 임대하기로 했다. 군이 해외 정찰위성 임대를 서두르는 것은 보유중인 전략자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21∼2022년에 정찰위성 총 5기를 전력화하는 사업(425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이 더뎌 2023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군은 당초 차기전투기 사업(FX)으로 2014년 록히드마틴의 F-35A 40대를 도입했다. 그 대가로 록히드마틴은 2018년 1월까지 군사통신위성 1기의 발사를 마치고 우리 군에 넘겨주기로 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은 당초 약속과 달리 비용이 5500억 원에 달한다며 우리 정부에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돌연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군은 대체방안으로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을 상대로 정찰위성 임대를 추진하기 위해 궤도 적합성 등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 정보본부가 검토를 마치는 대로 방위사업청은 내달까지 3개국을 대상으로 임대비용 등을 감안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의 정찰위성은 주로 팔레스타인 등 주변 중동지역을 주력으로 감시해 한반도를 지나는 시점에는 우리 군이 운용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다.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대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표면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 수준의 무인정찰기이다. 군은 애초 이 정찰기에 북한지역에 대한 감청장비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대북 감청장비를 탑재하기로 했다. 공군은 글로벌호크 등 중ㆍ고고도 무인항공기(UAV)를 운용하는 공군 정찰비행단(준장급 부대)을 2020년에 창설할 계획이다. 군은 현재 백두ㆍ금강 정찰기와 RF-16 정찰기 등 대북 정찰수단을 운용 중이지만, 영상정보는 평양지역까지 수집할 수 없다. 다만, 감청(신호)정보는 백두산지역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RC-800 정찰기는 최고 1만3000m까지 상승해 신호정보는 백두산까지, 영상정보는금강산 이북지역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해서 백두ㆍ금강 정찰기로 불린다. 군은 개량형 백두정찰기 사업(701 사업)도 진행중이다. 개량형 백두정찰기는 올해 1월 김인호 국방과학연구소장 주관으로 701사업 항공기 비행준비완료 보고회를 갖고 개량결과를 점검했다. 군은 내달부터 올해 11월까지 비행시험을 통해 개량장비를 점검할 계획이다. 군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능은 국내 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계기정보(Fisint) 기능이다. 현재 군이 운용하고 있는 4대의 백두정찰기는 북한의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만 포착할 수 있다. 전자ㆍ통신정보는 도청이나 감청을 통해 레이더 가동 같은 장비 운용이나 유무선 통신의 내용을 알아낸다. 하지만 계기정보기능은 북한군의 통신이나 핵시설 및 미사일기지의 움직임이 없어도 전자장비 간에 주고받는 신호 교환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나 미사일 작동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포착돼 컴퓨터에서 미사일 발사대에 어떤 명령을 내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개량된 백두정찰기는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한 군부의 주 신호 탐지 가능거리가 370㎞에 달한다. 평양을 기준으로 할 때 동창리 미사일기지와 영변 핵시설이 포함된다.계량형 백두정찰기의 체공시간도 늘어났다. 체공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운행고도를 4만 피트(약 12㎞)로 높였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고고도 정찰기 U-2의 정상 운행고도(15㎞)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계량형 백두정찰기가 도입되면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가 보유하지 않는 신호수집정보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은 2009년부터 미국에 신호수집장비 도입을 요청해 왔지만 거부당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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