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박나영 기자] 중국 본토 상장 주식인 A주가 '3전 4기'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 기반 통화에 포함된 데 이어 중국 A주가 MSCI EM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 실현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MSCI는 20일(현지시간)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전 5시30분) 중국 A주의 EM 지수 신규 편입을 비롯한 '연례 시장 분류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레미 브리앙 MSCI 총괄이사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설명했다.중국 A주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가운데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만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이다. MSCI는 2013년 중국 A주를 EM 지수 예비 명단에 올렸으나 시장 접근성 등을 문제 삼아 2014년부터 3년 연속 편입을 불허해왔다.이번 EM 지수 편입 대상 종목은 중국 A주 시가총액의 5%를 차지하는 222개 대형주로 EM 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3%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종목(169개)보다 53개 늘었다. 이로써 홍콩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까지 포함하면 MSCI EM 지수에서 중국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27.7%에서 28.4%로 확대됐다.
2018년 중국 A주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로드맵.
MSCI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글로벌 자산은 약 11조달러(약 1경2500조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EM 지수를 따르는 펀드 자금은 1조600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캐피털이노베이션의 투자 책임자 마이클 언더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은 투자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 수천 명이 중국 본토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 동안 2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중국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중국 증시에 미치는 즉각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존 히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확대하고 자본 통제 우려를 해소해야만 MSCI EM 지수에서 중국 A주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국과 홍콩, 대만 등은 EM 지수 비중 축소는 물론 자본 유출이 불가피해졌다. 한국물 비중은 15.5%에서 15.2%로 0.3%포인트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우리 증시에서 최소 6000억원에서 최대 4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실제 시행이 내년부터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최근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순유입 규모 등을 고려하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A주의 EM 지수 편입으로 외국인 자금 약 3조5000억원이 순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국내 증시에) 악재 요인이기는 하나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 가까이 하락 중이다. 개장 30분이 지난 시점에 외국인은 800억원 이상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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