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연합)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직원 성추행, 구글 자율주행차 기술을 훔쳤다는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이사회가 '경영진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우버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를 휴직시키거나, CEO 직위를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칼라닉의 오른팔로 불리는 에밀 마이클 최고사업책임자(CBO)는 12일 사임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우버의 첫 CEO였던 라이언 그레이브스 역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우버 이사회가 경영진 교체라는 카드를 꺼낸 든 것은 대내외적으로 잇따르는 사건들이 결국 사내 조직문화에서 불거졌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 내에 성장했지만, 기업문화는 그에 걸맞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우버의 악재는 전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라는 여성이 지난 2월 사내 성희롱을 폭로하면서 비롯됐다. 우버 내부에 남자 상사가 여성 직원을 성희롱하는 것을 묵과하거나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문화가 조성된 것은 칼라닉 CEO의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 기술을 훔쳤다는 혐의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앤서니 레반다우스키 부사장이 이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우버는 레반다우스키에게 해고 조치를 내렸다. 레반다우스키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에서 근무하다 핵심 기술을 빼돌려 자신의 스타트업을 차린 뒤 이후 우버 자율주행 부문 책임자로 영입됐다.악재가 이어지면서 우버는 지난 2월 퍼킨스코이와 커빙턴&벌링 등 법률회사 2곳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중 에릭 홀더 전 미국 법무장관이 이끄는 커빙턴&벌링의 조사 보고서에서 권고한 사항에 따라 이날 이사회가 열렸다. '실적 우선주의'만을 강조하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바꿔야 회사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법률회사의 지적이다. 우버는 로펌인 퍼킨스코이를 통해 무려 200건이 넘는 사내 성희롱과 괴롭힘, 차별 대우에 관한 조사를 벌여 지난주 직원 20여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2009년 설립된 우버는 680억달러(약 76조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비상장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파문은 우버의 명성에 치명타가 됐다. 미국 CNN머니는 "칼라닉이 회장 직을 맡거나 사퇴해 다른 사람에게 CEO 임무를 맡겨야 할 것이"라며 "(칼라닉은) 우버를 몸값 680억 달러(약 77조 원)의 기업으로 키웠지만 이제 가장 큰 두통거리로 부각되게 됐다"고 전했다. FT는 잘못된 기업문화에서 비롯된 혼란으로 임원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리더십 공백이 심각해진 것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이후 지금까지 칼라닉 CEO에게 업무를 직접 보고하는 고위급 임원 6명이 회사를 떠났다. 우버는 칼라닉을 보좌할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찾고 있지만 아직 소식이 없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공석인 상태다.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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