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조각 마무리 단계지만 산업부 장관과 경제수석은 아직도 공석시작부터 산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어
경제사절단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혜민 기자]새 정부의 내각구성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산업을 총괄하는 양축의 수장은 오리무중이다. 방향을 못 잡고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된 산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자의 이름이 발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만에 재벌개혁에 앞장 서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장하성 정책실장과 발탁해 재계를 긴장시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산업계의 체감온도는 이미 '규제 압박-진흥 공백' 상태에 이르렀다. 새 정부 시작부터 산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게 된 셈이다. ◆경제단체, 정부 파트너 없어 6월 한·미 정상회담 사절단 준비 손도 못대 6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대한상공회의소와 무역협회를 포함한 경제단체들은 '경제사절단'을 꾸리는데 손도 못쓰고 있다. 2000년 이후 출범한 정부들의 순방 내역을 살펴보면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때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따라 나섰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모두 미국 첫 순방 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앞장서 사절단을 꾸렸다. 경제사절단의 역할은 통상·경제협력 분야의 현안을 상대국 고위 관료, 주요 기업인들과 논의하고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함께 가는 대통령이 나서서 우리 기업들을 위해 지원사격을 해주기도 해, 외교 분야에서 대표적인 '산업 진흥'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산업계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기회라 대선 전부터 기대도 컸다. 철강업계는 미국과 통상 마찰을 빚어 수입금지 위기에 처했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전자·자동차 분야 대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산업계와 함께 경제사절단을 꾸릴 '정부 측 파트너'가 없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최순실 사태 이후 이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어 대한상의가 사절단을 꾸릴 역할을 하면 되는데, 정작 정부측에 협의를 할 사람이 없다"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경제수석이 통상 사절단 규모와 역할을 정하고 재계와 소통했는데 둘 다 공석이라 산업계는 청와대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경제사절단은 9달째 교류가 끊긴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 이후 최장 공백이다. 지난해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라오스 순방 때 무역협회가 주관해서 간 경제사절단이 마지막이었다. ◆산업부 장관 공백, 현장 곳곳서 문제로 나타나 현장에서도 산업정책 수장의 공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달 26일 미국 상무부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현지 업계ㆍ정치권은 "한국 기업들이 원유와 천연가스 채취에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수입제한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주미한국대사관 상무관 등 정부 관계자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산업부는 정부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반감을 불러 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 정부들은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발언을 했다"며 "장관이 없으니 나서기 부담스럽겠지만 정부가 국내 기업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으면 대미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도 곤란에 처했다. 지난 3월 새 출발을 위한 첫 단추로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지만 산업부에서 승인을 받기 어려워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전경련은 6월 중 이사회구성을 마무리하고 총회를 열어 정관을 바꿀 계획이었다. 그러나 명칭 변경은 내부 정관을 바꾼 다음, 산업부의 승인을 거쳐야 완료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산업부 장관이 임명된 다음 승인 신청할 계획이라 앞으로 최소 두달, 길게는 세달 정도가 더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현정부, 규제와 진흥 간 균형 잡아야…규제 확 풀어줄 인물 필요 행정·경영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산업계에 규제와 진흥 양축이 균형 잡힌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 정부 기조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 새 사업 분야를 만들어줘야한다"며 "산업부 장관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역시 "아직 산업 관련 부처는 방향성이 안 선 듯 한데, 일자리 정책 방향만 봐도 우려스럽다"며 "일자리 수석에 산업부 관료 출신 인사를 내정한 건 기업 일자리 까지 정부가 직접 챙기겠다는 압박용이다. 기업들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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