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15남측위 대북접촉 승인…9년만 남북공동행사 열리나

신청 일주일만에 전격 승인 결정…민간교류 허용 확실한 방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통일부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이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대북접촉을 승인함에 따라 민간차원의 교류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25일 이 민간단체가 대북접촉을 신청한지 일주일 만에 전격 승인 결정을 내린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통일부는 3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저녁 6·15 남측위의 대북접촉을 승인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남측위의 대북접촉이 승인됨에 따라 다음달 15일 6·15공동선언 17주년을 맞아 남북 공동행사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남측위는 지난 2월 정부 승인 없이 중국 선양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6ㆍ15 남북공동행사를 평양이나 개성에서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신속하게 접촉을 승인한다면 충분히 공동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이에 따라 공동행사가 열릴 경우 이명박 정부 첫해인 지난 2008년 금강산 행사 이후 9년만에 남북공동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통일부가 신속히 결정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말라리아 방역을 위한 우리민족서로돕기의 대북접촉 승인은 두차례 연기 끝에 이뤄졌지만 이번 남측위의 접촉신청은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이는 통일부가 민간접촉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성을 갖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통일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원칙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이날 청와대가 남북회담본부장을 지낸 천해성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을 통일부 차관으로 임명한 것도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천 신임 차관은 남북회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민간단체 차원의 6·15공동선언 기념식에 정부 인사가 참여할지 여부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참여정부 때는 민간 주도의 6ㆍ15 공동선언 기념행사에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