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폭탄 쏟아진다' 요동치는 재건축

文대통령, 폐지·유예 반대초과이익환수제 사실상 부활 세무사 등 찾아 세금 산정 공사비 협상 완료단지 가격 인상 지연 단지는 하락세 '양극화'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권재희 기자]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들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폐지나 유예를 반대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세금 폭탄'이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시행을 기정사실로 하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하고 나섰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시내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자체 선정한 세무사나 금융기관을 통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향후 부과될 세금을 미리 산정해 사업성을 판단하고 잔여 절차 속도를 조절하려는 조치다. '재건축 세금 폭탄'으로 불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집값 상승분과 비용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집값 급등기인 2006년 도입돼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2017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 따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부활이 잠정 확정되면서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감당하기로 한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이 금융기관이나 세무사를 찾아 추가 세금 산정을 주문하기로 했다. 노원구 공릉1 등 강북권 재건축 사업장들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줄 자문기관까지 찾아나섰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정비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세금 부담을 미리 파악하고 나섰다"며 "세금 폭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공식적으로 의뢰하려는 사업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다만 시장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한 사업지별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과 준공인가일이 부담금 산정 기준시점으로 구간별 10%에서 최대 50%까지 누진방식을 적용한 뒤 집값과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 등은 빼야한다. 예컨대 초과이익이 1억원이면 개인당 1600만원, 2억원일 경우 6500만원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런 탓에 시세 변동이 크지 않을 때에는 부담 금액도 적다. 과거 송파구 풍납동 이화연립은 재건축 후 개인당 33만원 정도만 부담했고 중랑구 묵동 정풍연립도 144만원만 냈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몸집이 큰 탓에 부담금 역시 높을 가능성이 있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만 하더라도 5500여만원을 부담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에 따른 집값 양극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할 경우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성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피한 단지들의 경우 집값이 급등하고 피하지 못한 단지들은 집값이 내려가 서울내에서도 집값 양극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최근 공사비 협상까지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매매가는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이전의 최고치를 뛰어넘은 상태로 지난달 50.64㎡(전용) 매물이 1년전보다 30% 넘게 뛴 12억원 후반대에 거래됐다. 반면 정비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의 인기는 줄었다. 연초보다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물론 호가에 이어 실거래가까지 2000만~3000만원씩 떨어지는 모습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06년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문 대통령이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유예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며 "참여정부 때만큼 현재 집값이 공격적으로 급등하는 양상은 아니지만 지역 민심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고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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