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절벽'에 떨어진 육아용품株

2월 신생아수 역대 최저제로투세븐, 아가방컴퍼니 등 내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유력 대선 후보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들썩였던 육아용품 업체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내렸다. 2월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로투세븐 주가는 지난 2월 말 9830원에서 8080원으로 17.8% 내렸다.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각각 11.2%, 8.2% 내렸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는 1.4% 올랐다. 육아용품 업체 주가가 부진한 데는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육아용품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전국에 태어난 신생아는 3만6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 3만4900명 대비 12.3% 급감했다. 월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신생아 수가 감소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전년 대비 감소율이 2015년 2월에는 2.8%, 지난해 2월에는 2.2%였는데 올해 들어 감소율이 5배 이상 커졌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17개 시ㆍ도 전체에서 출생아 수가 감소했다. 정부는 출산율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속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미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고용불안, 출산ㆍ육아비용 부담 등이 커지며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늦게 낳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출산율 하락은 육아용품 시장 규모 축소로 나타났다. 게다가 백화점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자가 수입 브랜드를 앞다퉈 들여왔고 패션 브랜드가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결과적으로 제로투세븐, 아가방 등 실적은 악화일로다.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매출액 2298억원, 영업손실 1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매출액 2706억원, 영업손실 4억원 대비 매출은 줄었고 손실 규모는 커졌다.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아가방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아가방은 지난 1분기에 매출액 363억원, 영업이익 47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고 영업이익은 93.6% 급감했다. 국내 육아용품업계는 소수 자녀에 대한 씀씀이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육아용품 시장을 공략하려고 공을 들였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최근 육아용품 업체 주가에 일부 영향을 줬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육아용품 업체 실적 개선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지만 상장업체는 규모와 업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