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T2 임대료 혈전은 없을 듯…T1는 매출 38%가 임대료

지난해에만 8656억원 납부…사드 사태에 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작업을 위한 입찰 신청에 롯데ㆍ신라ㆍ신세계·한화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과거와 같은 '임대료 혈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급감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위한 신규 매장 확보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급부상하면서다. 기존 제1여객터미널(T1)의 임대료 부담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T1 면세사업자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의 총 매출의 약 38%인 8656억원을 임대료로 납부했다. A사의 경우 전체 매출액(1조1455억원)의 40% 수준인 4518억원을, 가장 비중이 적은 중소기업 B사의 경우도 908억원어치를 팔아 4분의 1이 넘는 237억원(26.10%)을 임대료로 냈다. 문제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관광을 제재하고 나서면서 관련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면세산업 매출의 약 64%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매출 감소로 피해규모가 연간 4조~5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도한 임대료 문제로 영업이익을 한 푼도 내지 못하고 있던 공항 사업자들은 올해 1분기부터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인천공항 면세점의 영업손실은 2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를 기준으로 중국인 매출은 627억원에서 455억원으로 27% 줄었고, 중국인 이용객 수는 48만명에서 31만명으로 35% 감소했다. 전년 대비 3월 4주차의 중국인 매출은 42%, 이용객수는 53% 빠진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달 면세점 관계자들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의 한시적 감면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말 업계 관계자들은 공사를 대상으로 "사드 사태는 국가 간 외교적 마찰로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 제재가 철회될 때까지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2009년에도 금융위기 등을 이유로 임대료를 인하한 바 있으며, 연간 9000억원 수준의 임대료 납부로 인천국제공항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해 사드 사태가 회복될 때까지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다만 T2의 경우 임대료 납부 및 금액 산정 방식이 예전과 다소 달라져 불확실성을 줄였다. 5년치 비용을 모두 적어내는 기존(T1, 3기 기준) 방식과 달리 운영 첫 해의 임대료만 적어 낸다. 이후 출국 객수에 연동해 임대료가 증감된다. 예를 들어 영업 2개년도에 객수가 전년 대비 5% 증가하면 적어낸 금액의 105%를 내면 된다. 다만 증감 최대폭은 9%로 상정돼있다. 10% 이상 객수가 늘거나 줄어도 임대료가 갑자기 급증, 급감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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