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가정에서부터 홀대’…학교 내 차별경험 ‘초교생>중고생’

[아시아경제(내포) 정일웅 기자]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가족관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 가정 내부의 문제인식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가 또래집단과 교사로부터 받은 차별경험이 중·고등학생 보다 초등학생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에 관한 정책적 변화의 필요성은 높아진다.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충남 결혼이주여성 생활실태 및 정책방향’을 14일 발표했다.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 본인이 ‘배우자의 가족 또는 친척관계’에서 받은 차별경험은 전체 응답자의 28.2%를 차지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결혼생활을 하면서 가족으로부터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이는 다문화가정에 관한 사회적 인식변화에 앞서 가정 내 인식개선 노력의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생활 중 받은 차별경험. 충남도 제공

결혼이주여성이 직장과 마을 등 일상 곳곳에서 겪는 편견과 차별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조사에서 결혼이주여성은 ‘대중교통 이용 시’ 30.2%, ‘거리나 마을’ 29.5%, ‘상점, 음식점’ 27.3%, ‘직장 및 일터’ 24.9%, ‘공공기관’ 16.7%, ‘학교와 보육시설’ 21.0% 등에서 각각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했다.또 이들 여성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언어문제(23.3%), 자녀양육과 교육(19.6%), 외로움(15.6%), 경제적 어려움(9.9%) 등으로 고충을 겪었고 여타의 문제로 느낀 ‘슬픔 및 절망감’의 정도에서 응답자의 3.6%는 ‘매우 자주 느꼈다’, 6.3%는 ‘빈번하게 느꼈다’, 38.6%는 ‘가끔 느끼는 편’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이러한 감정을 거의(21.3%) 또는 전혀(30.1%) 느끼지 못한 응답자는 전체의 51.4%를 차지했다. 결혼이주여성은 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60.6%) ▲건강가정지원센터(37.8%)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27.1%) ▲주민센터(32.5%) 등 기관을 통해 가정 안팎에서의 차별경험을 상담 받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한다.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생활 중 받은 차별경험. 충남도 제공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교육현장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차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 결과 학교 부적응과 차별 경험은 중·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에 집중되는 것으로 확인된다.학교생활 부문에서 부적응(보통·적응하지 못함·전혀 적응하지 못함)을 토로한 다문화가정 자녀는 초교생 6.4%, 중고생 6.0%였다.또 이들 학생이 꼽은 부적응 원인은 ▲‘학교공부가 어려워서’ 초교생 32.7%·중고생 21.9% ▲‘한국어를 잘 못해서’ 초교생 16.3%·중고생 12.5% ▲‘친화력이 부족해서’ 초교생 10.2%·중고생 12.5% ▲‘왕따 혹은 차별 때문에’ 초교생 11.2%·중고생 9.4% ▲‘선생님의 차별’ 초교생 4.1%·중고생6.3% 등으로 파악됐다.충남여성정책개발원 우복남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다문화사회 진전에 대응하며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정책을 변화시켜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다문화가정을 우리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선주민 인식’이 더디게 변화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가정과 동네, 학교, 직장, 대중교통 등 일상에서 겪는 무시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내포=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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