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한국 때리기 계속될까 한국관광 가로막는 정부에 3400명 관광객 제주 왔다가 '하선거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아직까지는 예상되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15일부터예요. 어떤식으로, 어느정도로 중국인 방문이 끊길지 예측하기도 어려워요."주한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빠르게 확산중인 가운데, 이달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앞두고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돈다. 국내 기업을 타깃으로 중국 정부와 자국민들의 한국, 한국기업 보이콧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월15일에는 중국 CCTV와 국가 정부부처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동동주관해 1991년부터 매년 방영하는 중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생방송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ㆍ파티)'가 방송된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내 기업을 취재해 생산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집중적으로 조명해 고발하는 게 골자다. 우리나라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과 비슷한 양식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애플의 사후서비스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고 결국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고, 기어변속기 결함이 보도된 폭스바겐은 대규모 리콜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밖에 호주 분유, 일본 니콘 카메라 등이 도마위에 올라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서는 2011년 금호타이어가 타깃이 돼 품질 문제를 지적받았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호타이어 측은 결국 타이어 30만개를 리콜하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날은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사실상 '한국 여행 금지령'을 내린 날이기도 하다. 이달 초 관련 당국은 자국의 주요 여행사에게 한국여행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실제 중국의 주요 여행사들은 한국 여행을 문의하면 다른 나라 여행을 권하거나, 판매가 곤란하다고 직접적으로 응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식음료 등 중국에 소비재를 판매하는 주요 기업들은 긴장상태다. 3.15 완후이 프로그램 및 유사 기획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15 완후이가 소비자 중심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기업 심판의 날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기업, 특히 롯데와 같이 중국에서 반감을 사고 있는 기업들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롯데는 이미 소방 시설기준 미비 등을 이유로 중국 관련 당국으로부터 현지 매장의 절반 수준인 55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당했다. 각 점포가 한 달 가량 영업을 하지 못하면 관련 손실만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15일)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행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면세점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상황에서 입국자 급감에 따른 매출 절벽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11일에는 제주에 국제크루즈선인 코스타 세레나호(1만1000t급)편으로 제주항 외항에 기행한 중국 모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단 3400여명이 하선을 거부했다. 이달 16일부터 6월30일까지 취소된 중국 단체관광객 크루즈선의 제주 기항은 52회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1척이 1회 기항할 때마다 평균 23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타고 온 점을 고려하면 이들 크루즈의 운항 취소로 약 12만명의 제주행이 불발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중순이면 날씨가 풀리며 본격적으로 한국 관광객이 늘어나는 시기"라면서 "그러나 올해는 사드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성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정치 문제까지 발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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