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들로 유럽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다. 양국의 경제는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경제 위기설이 나오는 곳들에 비해 양호하지만 정치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다음 달 대선이 시작되는 프랑스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과 국민전선 마린 르펜이다. 마크롱은 중도적 성향으로 당선 이후에도 EU 중심의 기존 프랑스 경제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르펜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소속의 르펜의 지지율이 최근 크게 오르고 있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르펜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프랑스가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탈퇴하는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민자를 80% 감축하고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별세를 부과하는 등 극우적인 정책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르펜의 이같은 공약 때문에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에 이어 프랑스가 탈퇴하는 프렉시트(Frexit)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민전선 같은 극우정당이 프랑스에서 지지율 높아지는 까닭은 경제문제와 연관이 있다. 프랑스 경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1.3%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도 10% 선으로 높은 수준인데 특히 25%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은 프랑스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무역수지 역시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의 경우 경제상황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의 실업률은 5.9%로 낮은 편이고 임금 상승률도 2% 전후에서 유지되고 있다. 뛰어난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시현 중인 것도 독일 경제 전망을 밝게 한다. 다만 독일도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극우파의 득세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독일에서 지난해 9월 시행된 베를린 지방의회 선거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은 사회민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1990년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극우파인 대안당은 득표율 14.2%를 기록해 의석 수를 확보했다. 대안당은 프랑스 국민전선과 마찬가지로 반EU, 반이민자 등 극우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기독교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극우정당의 득세로 인해 오는 9월에 예정된 독일 총선에서 2005년부터 집권해온 메르켈 총리의 4연임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메르켈의 4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그동안 EU 경제를 이끌어왔던 독일의 리더십이 줄어들고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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