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경제위기' 재발 조짐(1) - 그리스·이탈리아 또?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 들어 유럽 경제 위기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경제는 물론 정치적인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유럽발 세계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9일 그리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의 잠정 경제 성장률은 -0.05%로 추산됐다. 그리스는 재정 위기가 터진 2009년 이래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스는 유럽경제 위기의 본질이자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2010년부터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다. 구제금융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리스의 정부부채 비율은 177%로 EU 국가들 중 가장 높고 실업률도 23%에 달하는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7월까지 70억유로(약 8조5000억원)의 규모의 채무를 유럽중앙은행(ECB)에 상환해야 하는데 채권단의 도움 없이는 이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는 추가 구제금융과 관련해서 협상 중인데 양측의 입장이 달라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의 핵심인 IMF는 그리스의 재정수지 목표 달성 위해 세금 확대 및 연금 비용 감축과 채무경감이 필요하다며 중기적인 채무경감 관련 구체적 계획을 요청한 상황이다. 특히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에 대한 과거 2차례의 구제금융에 참여한 IMF는 이런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번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MF의 강경한 태도는 과거 2차례나 구제금융 실시했지만 그리스의 상황이 예상보다 좋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연금 및 세금 개혁 요구는 수용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과 농민 등 많은 시민들이 긴축에 대해 크게 반대하고 있어 정치적으로도 복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스 못지않게 유럽 경제의 화약고로 전락한 곳이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2010년 이후 일반기업과 금융권, 가계 등 주요 경제주체들의 부채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이 문제인데 2015년 기준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18%로 매년 커지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3600억유로(약 421조원)에 달했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지난해 7월 실시한 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역내 61개 은행에 대해 시행)에서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파스키 디 시에나(BMPS)의 성적이 가장 낮았고 이탈리아 1위 은행인 유니크레딧(Unicredit)도 하위 10위권 안에 들었을 정도였다. 스트레스테스트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생산, 환율 등과 같은 특정 거시경제변수의 급격한 변동을 가정하고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금융시스템이 얼마나 안정적일 수 있는지를 측정해보는 것이다.BMPS가 부실해지자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BMPS에 대한 구제금융을 결정하고 현재 협상 중에 있다. 그러나 EU 일부 국가들은 이탈리아 정부의 BMPS 구제가 EU의 베일 인(Bail-in) 규정을 약화시키고 다른 은행들에게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베일 인 규정은 파산 위기에 처한 은행 구제 비용을 납세자가 아닌 일부 투자자에게 부담시키는 제도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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