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선 한국산 불매운동 난리인데…사드보다 맛집(종합)

중화요리 전문점 매출 늘며 호황크리스탈 제이드, 최근 1년간 전년동기대비 30% 성장딘타이펑, 바오차이 등도 예약없이 자리 찾기도 힘들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김모(26)씨는 최근 명동의 유명 중화요리전문점을 찾았다가 30분 가량 대기해야한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당일 오전에만 전화하면 점심 예약을 잡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당일예약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예약 없이는 줄서서 대기해야 겨우 입장할 수 있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맛집 프로그램서 중식이 인기를 끈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명동거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 빠져서 텅 비었는데 중식당만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을 보니 역설적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한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으며 국내 산업 전반이 후폭풍을 맞고 있지만, 외식산업은 중식시장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맛집 프로그램과 유명 중식 셰프의 등장 등으로 중화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 맛집일수록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졌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는 사드 논란에도 불구, 최근 1년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이름을 올리면서 미식가들로부터 관심이 더욱 높아진 덕분이다. 또한 이연복 셰프 등 중식요리 대가들이 연일 TV프로그램과 홈쇼핑 등에서 활약하면서 중화요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것도 한몫했다. 이에 크리스탈 제이드는 지난해 센텀점, 김해점, 하남 스타필드점, 대구점, 강남점 등 5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매장 총 21개 중 4분의1 규모가 작년 한 해에 열린 셈이다.고급 중식요리에 대한 수요도 늘어, 오는 22일에는 광화문과 삼청동 사이에 위치한 호텔 '서머셋팰리스' 1층에 전세계 크리스탈 제이드 중 처음으로 '상하이 팰리스' 콘셉트 매장을 연다. 상하이 팰리스는 기존 상하이식 레스토랑보다 한 차원 높은 고급 해산물요리와 정통 딤섬, 수제면 등 90여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이국적인 공간에서 현지 셰프들이 제공하는 정통 상하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의 한 매장. 식사를 하기 위해 입장하려는 고객들이 줄서서 대기하고 있다.

미디어윌이 운영하는 딘타이펑도 최근 매출이 크게 올랐다.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했던 '샤오롱바오(소롱포)' 등 중국식 만두교자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매장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서울 중구에서 맛집 중식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바오차이도 사드로 인한 영향은커녕, 올 1~2월 매출이 지난해 11~12월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평일 점심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예약이 꽉차있는 날이 부지기수다. 지난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다소 주춤했던 저녁 매출도 올 들어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이곳 직원은 "올 들어서는 저녁에 예약하지 않으면 룸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방이 다 찬다"면서 "사드 영향은 거의 없고, 중화요리에 대한 관심 증가로 오히려 고객 문의가 더 늘고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호텔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객실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텅텅 비고 있지만 특급호텔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는 유명 중식당들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은 올 1,2월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사드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진 9월 이후부터 오히려 매출이 늘기 시작해 올초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맛집 트렌드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 중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사드 문제 때문에 연일 시끄럽지만 국내 외식 트렌드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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