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고용률 높여라]열악한 일반고졸…취업까지 17개월 걸리고 36%가 비정규직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청년층 가운데서도 이들의 취업여건과 일자리 질이 특히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일반계고 비진학자가 졸업 후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무려 16.9개월에 달했지만, 임금은 대학교 졸업생의 72.4% 수준에 그쳤다. 10명 중 3~4명은 비정규직으로 파악됐다.
8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발표한 '일반계고 비진학자 취업지원서비스 강화방안'은 대학진학을 원치 않음에도 일반계고에 재학하고 있다는 이유로 취업지원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고용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계고 비진학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4.4%로 대졸(81.6%)은 물론, 직업계고 졸업생(77.2%), 대학중퇴자(79.5%) 등 다른 고졸들보다도 훨씬 낮았다. 고용률 역시 일반계고 비진학자는 가장 낮은 67.2%에 그쳤다. 취업까지 소요되는 평균기간도 가장 길었다. 평균 16.9개월로 대졸(8.1개월)의 두 배이상이 걸렸다. 또 이들의 절반이상인 53.9%는 10인 이하 중소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정규직 비율은 대졸(22.0%), 고졸 전체 평균(31.6%)을 훨씬 웃도는 36.0%에 달했다.반면 임금은 대졸을 기준으로 72.4 수준에 그쳤다. 똑같이 고등학교만 졸업했지만 직업계고 졸업생이 79.2, 대학중퇴자가 87.5를 받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고졸 가운데서도 특히 일반계고 비진학자의 취업여건과 일자리 질이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나영돈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국장)은 "대졸에 비해 고졸이 취업여건, 경제활동참가율 등이 낮고, 그 중에 일반계고 비진학자가 가장 취약하다"며 "최근 우리 경제와 일자리 하방요인이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일반계고 비진학자의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년간 전체 청년인구(15~29세)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일반계고 비진학자 규모는 증가하는 등 정책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15~29세 일반계고 비진학자는 2013년 41만6000명에서 지난해 53만명으로 26.9% 늘었다. 반면 그간 청년고용대책은 대학 재학ㆍ졸업생 또는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교생들을 중심으로만 이뤄져, 상대적으로 취업여건이 더 좋지 않은 일반계고 비진학자층은 사각지대로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나온다.정부가 이들을 타깃으로 한 별도의 취업지원서비스 방안을 내놓고, 고용률을 직업계고 고용률(70.3%)과 비슷한 70%대로 끌어올리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자리 미스매치와 청년실업난을 해소하는 한편, 고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시장의 추가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은 직업계고가 직업교육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직업훈련기관을 활용해 직업교육을 원하는 학생과 고졸인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시장 추가 수요에 대응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학진학을 원치 않음에도 일반계고에 다닌다는 이유로 진로탐색, 직업교육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해 노동시장 적응을 돕겠다"고 말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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