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급식업소 김치 사용량 중 중국산 등 수입김치 54.8% 달해수산물도 시장 절반 '중국산' 등에 내어준 상태콩·팥·당근 등 농산물도 중국 의존도 커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한 정치문제가 국내 밥상물가에까지 영향을 끼칠 기세다. 중국에 대한 먹거리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자칫 양국의 식품 및 농산물 수출입 교류가 원만하게 되지 않을 경우 물가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치다. 국내 식당에서 파는 김치 대부분은 '중국산'으로, 중국이 한국으로의 김치 수출에 제동을 걸 경우 당장 김치가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 물량은 25만3432t으로 전년(22만4124t) 보다 13.1% 증가했다. 이중 중국산 김치 의존도가 크게 커지고 있어, 세계김치연구소는 수입 김치가 가정용으로 소비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2015년 외식·급식업소의 김치 사용량에서 수입김치 비중은 54.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외식·급식업소에서 직접 만든 김치를 제외하고 상품김치 사용량만 볼 경우 수입김치 비중은 75.9%로 더 커진다고 밝혔다.이렇듯 중국산 김치가 국내 식당을 잠식한 것은 가격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 김치의 절반 수준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등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도 우리 농산물을 사먹겠다는 소비자는 21% 수준에 그쳤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파고들며 어느새 높은 의존도를 보이게 된 품목은 비단 김치 뿐만이 아니다. 수산물도 거의 시장의 절반을 중국산 등에 내어준 상태다.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중국산 꽃게 수입물량은 2015년 1만9910t으로 전년대비 47% 이상 증가했다. 수입금액은 3361만 달러에서 5748만 달러로 71% 급등, 중국산 꽃게가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꽃게잡이 어민들은 중국산 때문에 국내산 꽃게가 설 자리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국내 한 대형마트의 지난해 수산물 매출 중 수입품 비중은 49%로 2010년 20%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이 6년 만에 2.5배까지 뛰었다.
중국산 건표고버섯
농산물 수입물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산 콩의 경우 지난해 6월 수입량은 1944t으로 전년동기대비 58% 늘었고 중국산 팥은 1만7492t으로 전년비 11% 증가했다. 같은 달 중국산 녹두 수입물량은 1994t으로 전년동기대비 268% 급증했다.지난해 양파와 당근 수입량도 평년대비 모두 증가했다. 양파는 TRQ 도입으로 평년 대비 19.6% 늘었고, 당근은 중국산과 베트남산 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평년대비 8.7% 늘었다. 2016년 수입된 당근 중 신선냉장 당근이 95%를 차지하는 데 이중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해 중국산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산물, 가공식품의 수입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부담없는 가격에 국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급이 원활해지지 않을 경우 이미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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