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닛산 구한 카를로스 곤, 16년만에 CEO 떠난다

그룹 회장직 전념하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사업 총괄 및 조율 예정

카를로스 곤 회장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파산 직전의 일본 닛산자동차를 다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겸 사장이 그룹 회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16년만에 닛산 최고경영자(CEO) 사장직에서 물러난다. 닛산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18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곤 회장의 닛산 사장 퇴임을 공식화했다. 곤 회장과 함께 닛산의 공동 최고경영자를 맡아 온 사이카와 히로토가 오는 4월1일부로 새 사장에 취임한다. 곤 회장은 앞으로 그룹 수장으로서 미쓰비시자동차와 르노자동차, 닛산의 사업을 총괄·조율할 예정이다. 곤 회장은 "18년간 육성한 닛산의 경영층에는 사업과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능력과 경험이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CEO직을 인계해 줄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닛산의 회장으로서, 그리고 르노·닛산·미쓰비시의 경영을 조율하면서 감독과 지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곤 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보급으로 새로운 합종 연횡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IT기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과의 제휴를 기업 전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룹사 및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닛산 측은 "르노·닛산에 이어 미쓰비시자동차도 업계 최고수준 그룹으로 커지면서 경영체제 재편 필요성이 생겼고 미쓰비시를 인수한 후부터 준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곤 회장은 경영악화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닛산의 지분을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자본제휴를 통해 인수하면서 1999년 이 회사 최고집행책임자(COO)에 취임했다. '닛산 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곤 회장은 이후 닛산회생계획(NRP)을 통해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공격 경영을 통해 회사를 다시 흑자로 돌려놨다. 2001년 닛산의 사장 겸 CEO로 올라선 곤 회장은 2005년부터 르노자동차 사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엔 그룹이 인수한 미쓰비시자동차 회장직도 맡고 있다. 곤 대신 닛산을 이끌어 갈 사이카와 히로토는 도쿄대 경제학과 졸업후 1977년 닛산에 입사해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CCO(최고경쟁력책임자)를 지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르노의 이사도 맡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산이 카리스마 경영자에 의존한 경영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며 1000만대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제2의 변혁'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르노-닛산의 지난해 세계 판매는 2015년 대비 17% 증가한 996만1347대로 독일 폭스바겐(1013만대), 도요타자동차(1017만대), 미국 GM(1000만대)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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