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나라 여권은 초록색일까

[부애리의 사소한 궁금증]각국 여권들의 색깔 비교해보니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해외여행객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2238만명으로, 전년(1931만명)보다 15.9% 증가했다고 합니다. 해외에 나갈 때 절대 없어선 안되는 필수품은 바로 여권이죠. 가끔 공항에 가면 여행객들이 손에 쥔 여권으로 국적을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무난함이 전략"=일반적으로 전 세계 여권은 크게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검은색으로 나눌 수 있다.미국 비지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란트 보고시안(Hrant Boghossian) 여권정보 사이트 패스포트인덱스(passport index) 대표는 "각국의 여권 색깔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여권들의 모습. 사진=passport index

보고시안은 "여권에는 지역적 정치적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 자주색 여권을 쓰는 나라들은 과거 공산주의 역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파란색은 '새로운 세계'를 의미하는데, 북미권이나 남미·오세아니아 지역의 여권이 파란색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초록색 여권을 많이 쓰는데, 무하마드가 생명과 자연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덧붙였다.

사진=외교부

우리나라 여권은 초록색 바탕에 금박 국장이 새겨져 있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그 밖에 외교관용인 남색 여권, 공무출장을 위한 사람에게 발급되는 황갈색의 관용 여권이 있다.이에 대해 외교부는 "여권이 너무 눈에 띄어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고, 디자인이 너무 바뀌어도 출입국 과정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여권은 무난한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권도 패션이다=요즘은 여권이 신분증의 개념을 넘어서 하나의 패션아이템이 되기도 한다. 공항에서나 해외에서 계속 꺼내야 하다보니 여권을 꾸미려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이미 명품 브랜드들에서는 여권지갑 라인이 따로 있을 정도다.

사진=MCM

국내에서는 연예인들이 공항 패션의 아이템으로 여권지갑을 잘 활용하기도 한다. 특정 연예인이 들었던 여권 지갑은 금새 패션 커뮤니티 등에서 이슈가 된다. 아예 여권 자체에 자신의 개성을 드러낸 나라들도 있다. 스위스의 여권은 '아트북' 수준의 화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4개의 언어로 쓰인 빨간색 표지를 열면 스위스 내의 26개 주를 상징하는 그래픽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네덜란드 여권은 페이지마다 선조들의 업적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중세시대를 그리기도 하고, 램브란트의 그림을 따오기도 했다. 핀란드 여권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모서리의 순록이 움직이는 '플립북' 스타일이다. 캐나다 여권은 자외선을 비추면 현란한 색이 나타나는 디자인으로 한 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보고시안은 "여권은 지난 몇 십년 동안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 변화의 시대를 맞이했다"며 "몇몇 나라들이 그들의 여권에 특징을 담아 차별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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