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주자들도 한 목소리 '특검연장'…민주·정의 일부의원 오늘 黃대행 면담 시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법원이 22일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특별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특검 수사시한 연장을 요구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높아지고 있다. 야권 일부 의원들은 특검 수사시한 연장을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시도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특검법 개정안 직권상정을 거듭 요청하는 등 막바지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등 야권 4당은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고, 황 대행에게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요구했다.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행은 조속히 특검 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황 대행이 (수사기한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 여야가 합의해 대통령이 재가한 특검을 권한대행이 무력화시키는 꼴이며, 비(非) 선출권력이 이를 무력화 시키는 반(反) 민주적 행위"라고 촉구했다.야권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유감표명과 함께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요구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김경수 대변인을 통해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검을 연장해야 할 이유가 더 추가됐다"며 "곪은 부위를 도려내지 못하면 새살은 돋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우 전 수석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여전히 깊고 규명돼야 할 진실은 남아있다"며 "황 대행은 수사기간 연장에 대한 조속한 승인으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황 대행의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둔 듯 정 의장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 수사시한을 120일로 늘리는 특검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장을 향해 "대통령 유고상황이 국가비상이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며 "국가비상에 준하는 내용이기에 반드시 직권상정해서 야4당이 요구하는 특검법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우원식·남인순·박홍근·박범계·박주민·이정미 의원 등 민주당·정의당 소속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국무총리실을 찾아 특검 수사기한 연장을 관철하기 위해 황 대행 면담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우 의원은 이와 관련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어제 아침부터 총리실에 연락을 했으나 아직 총리와의 약속은 되지 못했다"면서 "개국 이래 최대의 권력형 비리인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연장은 국민의 요구이고 총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반면 야권의 이같은 공세에도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특검 수사기한 연장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역대 최대 인력과 예산은 물론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수사를 했는데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방만한 수사로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특검은 애초부터 야당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대선일정에 맞춰진 정치 특검이라는 의혹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야권의 특검법 개정안 강행 분위기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황 대행은 야당의 무리한 정치적 요구에 흔들리지 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치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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