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측 18일 오후 촛불권리선언 작성 위한 토론회 개최...맞불 측도 홈페이지에 '전격' 선언문 발표
촛불권리선언 대토론회. 사진제공/퇴진행동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의 '촛불집회 따라하기'가 18일엔 선언문 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촛불집회 측이 사전에 주제와 내용을 논의하고 참가 신청을 받아 다수가 토론을 벌여 선언문을 만든 반면, 친박 단체들은 별 새로운 내용이나 참여없이 '전격' 발표돼 비교가 됐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촛불권리선언'을 위한 시민대토론 '2017 대한민국, 꽃길을 부탁해'를 열었다. 사전 신청을 받은 2017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촛불의 의미를 되짚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 토론회에 대해 퇴진행동 측은 "1300만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기승전 '대선' 일 뿐이고 개혁입법에는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지금 이곳에서 시민들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과정은 우리 열망을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토론의 성과를 선언으로 작성해 작성한 선언을 통해 세상의 근본적 변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사회를 본 김제동씨도 "한국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들이 결정해서 이를 대리로 수행할 사람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도를 미리 작성해둬야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참가한 시민들은 7~8명씩 짝을 지어 토론을 이면서 촛불시민운동을 통해 느낀 점과 한국사회의 현실과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실현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재벌체제 ▲좋은 일자리와 노동기본권 ▲ 생존권 ▲성평등과 사회적 소수자 차별 ▲공안통치 기구 개혁 ▲선거ㆍ정치제도 개혁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정책 개혁 ▲위험사회 청산 ▲교육 불평등 개혁 ▲표현의 자유와 언론개혁 등 10대 개혁 과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퇴진행동 측인 이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촛불권리선언을 만들어 3월 중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18일 서울시청앞 대한문 앞 태극기 집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각종 깃발을 흔들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들었던지 탄핵반대 측도 이날 전격적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이 이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탄기국 2ㆍ18 특별선언'을 올린 것이다. 선언문은 그러나 새로운 내용이 없이 기존의 탄핵 반대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국민저항본부'를 탄핵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는 내용뿐이다. 선언문에서 탄핵반대 측은 "현재까지도 언론과 국회, 검찰, 특검에 이어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까지 고영태 일당이 설계한 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특검은 이런 희대의 사기꾼을 구속 수사할 생각은 커녕 아예 수사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총생산(GDP)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고 겁박해 박근혜 대통령을 옭아넣으려는 더러운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며 "오직 정의와 진실이 우리 사회의 기본 질서가 될 수 있도록, 법치와 민주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우리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친박 단체의 선언문 발표는 그동안의 '촛불집회 따라하기' 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친박 단체들은 그동안 집회에서 퇴진행동 측의 여러 퍼포먼스를 따라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연말 개최된 집회에선 타이틀을 '송화영태'(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이한다)로 정했는데, 촛불집회 측의 '송박영신'(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자)을 카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촛불집회 측이 다양한 캠페인송ㆍ유명인 공연과 도심행진ㆍ유모차 부대를 동원하자 친박 단체들도 언제부턴가 집회에서 꼭 행진을 하고 애국가ㆍ군가 외에 다른 노래를 틀어 놓는가 하면,요즘은 집회 종료 후 꼭 행진도 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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