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진두지휘한 빅딜 이 부회장 부재에도 합병 무난히 승인삼성, 전장사업으로 미래 돌파구 마련
MS·하만카돈의 AI 스피커 (MS 공식 유튜브 페이지 캡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합병 계획을 발표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이 주주총회를 열고 삼성과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일부 주주들이 주총 직전에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우려도 있었지만, 합병안은 예상보다 훨씬 무난하게 의결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며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합병은 무난히 승인됐다. 삼성은 올해 하만 인수를 바탕으로 전장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17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시에서 열린 투표 결과에 따르면 하만의 전체 보통주 6988만3605주 중 4946만322주의 보통주 주주가 출석했거나 대리인으로 참석했다. 70.78%가 투표에 참여해 참석률이 과반을 넘었다. 투표참여자 중 반대자는 210만7178주, 기권은 43만1312주에 그쳐 참석자 중 95%가 합병에 동의하며 승인됐다. 전체 보통주 중 합병비율을 따져도 64%가 합병에 승인했다. 안건은 주주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주주 과반의 동의가 성립되면 현지법에 따라 반대한 주주들도 해당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총 거래금액은 80억달러(약 9조4000억 원)이다. 합병안이 가결되면 주주들의 주주권은 소멸되고, 대신 보유주식 1주당 현금 112달러를 교부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삼성전자의 미국법인(SEA)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실크델라웨어(Silk Delaware)를 존속법인인 하만이 합병하는 형태다.이번 합병은 이미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도 지난 9일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반대 문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만 인수 작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며 깊숙히 개입한 빅딜이었다. 그는 하만 인수 이전에 열린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의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 하만 M&A를 담판지은 것으로 알려졌다.업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온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최근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전자산업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하만은 지난 1986년 설립된 기업으로 다양한 커넥티드 카 시스템을 완성차 업체에 제공하며 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회사다. 특히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전장업체를 인수해 선도 업체와의 경쟁력 차이를 좁히는 시간을 절약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 업계 지배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의도다. 하만 측은 "올해 중반 합병작업이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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