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결혼> 부터 <아내가 결혼했다> 까지, 족쇄를 벗으려 했던 한국 영화의 결혼관들
[자유결혼] (1958), 이병일 감독. 결혼관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 변화와 세대 차이에 주목해 전후 시대상과 가치관 변화에 민감했던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출처=Youtube 한국영상자료원)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최종화 기자] 영화는 시대를 반영함과 동시에 그 시대의 이상을 보여준다. 구태의연하고 제도적인 모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당장의 사회에선 실현하기 힘든,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사회를 움직이게 할 수 있길 바란다. 지금 소개하려는 영화들 역시 당대의 전형적인 결혼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싶어 했던 영화들이다. 실패했던 시도도 있고 성공했던 시도도 있었지만, 영화를 만들었던 이들이 '이 구태의연하고 족쇄 같은 제도' 인 결혼에 대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 아닐까. 한국영화들은 그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담론을 펼쳐왔을까. <자유결혼>부터 <아내가 결혼했다>까지, 한국 영화가 그려 보았던 '그들 각자의 결혼관' 5가지를 소개한다.부모 이기는 자식 없다<자유결혼> (1958), 이병일 감독
1957년 국립극장 제1회 창작희곡 공모 당선작이다. 의과대학 교수인 고 박사(최남현 분)의 세 딸에 대한 이야기로, 딸들을 시집보내는 과정을 통해 젊은이들의 의식 변화와 세대의 화합에 대해 그려냈다.주체적인 결혼관인'척'<겨울 여자> (1977), 김호선 감독
1975년 1월 1일부터 12월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된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일부일처제와 결혼, 성 관념을 여성 자신의 관점에서 선택했다는 점이 당시 관객들에게 센세이션으로 다가왔지만, 결국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 충족과 여성의 헌신, 가부장제의 옹호에서 더 나아가진 못하여 주체적인 여성의 선택적 결혼관을 그렸다고 말하기엔 민망한 작품으로 남았다.맞벌이 부부의 교과서<결혼 이야기> (1992), 김의석 감독
라디오 PD 태규(최민수 분)와 단역 성우 지혜(심혜진 분)의 결혼 이야기. '커리어우먼', '워킹맘' 등의 개념이 익숙지 않았던 당시 세대에서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전형적인 일일 드라마식 구성을 벗어나진 못했으나, 현대 여성상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연기한 심혜진이 흥행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사랑으로만 결혼하는 시대는 지난 것일까<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1), 유하 감독
아프도록 현실적인 결혼 이야기. 재정적으로 부족한 자신을 결혼 상대로 취급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진 준영과, 그가 마음을 다해 자신을 잡아준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연희. 재고 따져서 결혼하는 사회의 아픈 민낯을 두 남녀를 통해 보여준 영화다.그 사람 하고'도' 결혼하고 싶어<아내가 결혼했다> (2008), 정윤수 감독
우리 사회엔 생소한 개념인 '폴리아모리'를 다룬 영화로 개봉 당시 뜨거운 감자가 됐었다. 폴리아모리란 서로를 독점하지 않는 다자간 사랑으로서, 일부일처제에 반하는 개념이다. '우리 사회의 결혼관은 세뇌되어 온 개념이며 그 통념을 깰 방법도 있다'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와는 달리, '영화에서 여자와 남자의 역할을 치환해 보라'며 통속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디지털뉴스본부 최종화 기자 breakbo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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