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재청구] 삼성 법률방어 총력…16일 오전 '운명의 시간'

특검·삼성,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리 논쟁 2라운드…삼성, 제기된 의혹 분명한 어조로 해명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삼성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어느 정도 예견했다. 14일 오후 특검이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카드를 꺼냈을 때 당혹감보다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 2차 소환을 단행하면서 다시 한 번 '포토라인'에 세울 때부터 구속영장 재청구는 예고된 수순으로 인식됐다. 특검이 삼성 이외의 대기업 수사를 사실상 접으면서 '다 걸기 수사'를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을 특검의 배수진으로 봐야할지, 자충수로 봐야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분명한 점은 특검 스스로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특검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1차 영장 기각 때와 마찬가지로 구속영장 발부의 확실한 근거를 마련했는지는 의문이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지난번 (구속영장을 청구한) 혐의 이외에 추가 혐의 및 죄명이 있다"고 밝혔다. 1차 구속영장 기각의 아픔을 재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특검은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주목하는 추가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결과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앞서 삼성은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 지원 의혹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를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특혜 제공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바 있다. 삼성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회 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의 구입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성이 공식 자료를 내면서 단호한 어조로 해명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삼성의 이러한 대응은 법률적인 검토를 끝낸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게 정설이다. 법률적으로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는 얘기다. 삼성은 2차 구속영장 청구 상황을 맞았지만, 침착하게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운명의 시간은 16일 오전 10시30분이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일 예정이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삼성과 특검 측은 자존심을 건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차 영장실질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실질심사 이후 법원의 검토 과정을 거쳐 16일 밤 또는 17일 새벽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