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작가’가 전하는 명상적 시공간
동서양 재료의 조화…섬세+역동적 화면
오는 1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꽃의 시간(The Time of Flowers), 53x45cm, 캔버스에 석채 혼합재료, 2016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소피스갤러리(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오는 1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안진의 작가(47)의 개인전 ‘꽃의 시간(The Time of Flowers)’을 연다. 꽃과 색채에 대한 연구와 예술적 사유를 담은 근작 50여 점을 선보인다.안 작가의 꽃은 그의 모든 감정과 생각을 대변한다. 작가의 꽃은 일상에서 소모되는 컵, 전구, 의자 등에 스며들어 입체적으로 피어난다. 이는 문명의 이기(利器)에 꽃의 이미지를 투영하며 결국 문명이 나아가야 할 길이 자연임을 제시한다. 최근작은 추상성이 강한 화면구성으로 자연에의 회귀를 위한 명상적 시공간을 보여준다. 안 작가는 “최근작은 전반적으로 추상 작품들이다. 주로 유화를 베이스에 사용하고, 그 위에 석채를 올린다. 회화의 새로운 시도이며, 질감과 색감의 오묘한 변화로 화면을 구성한다”고 했다. 꽃은 흔한 소재이지만 안 작가의 화폭 위에서만큼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독특한 재료 해석 때문이다. 그는 한국화의 전통적 기법과 서양 미술의 조우를 꾸준히 연구했다. 전통 재료인 장지 외에도 캔버스 위에 분채(粉彩), 압화(押花·나뭇잎이나 꽃잎 말린 것), 유화(油畵)등의 다양한 재료를 올리고, 그 위에 석채(石彩)를 켜켜이 쌓아 올린다.
빛의 정원(The Light of Garden), 90.9x60.6cm, 장지 석채 혼합재료, 2016
안 작가는 “석채는 1번부터 15번으로 입자 크기별로 구분해 놓는데 번호가 낮을수록 알갱이 입자가 크다. 주로 7~11번을 사용한다. 일본화의 재료인 석채는 주로 분말로 얇게 중첩해 바르지만 일부러 입체감이 살아나도록 거칠고 굵은 입자를 사용한다. 나만의 조형적 특징이다. 석채가 입자감이 있는 돌가루이니 조명을 받으면 마치 설탕 가루를 뿌려 논 것 같이 반짝인다. 변색되지 않고 섬세한 질감 표현이 가능하며 그 발색이 아름답다”고 했다. 작품에 사용된 섬세하고 때로는 거친 선들은 즉흥적 색채와 만나 잠재된 욕망이 분출하는 듯 역동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선의 특징 역시 살아있다. 현대한국화로서 새로운 조형미도 획득한다. 기존 전통 채색화 표현방법이 평면적이었다면, 석채의 입자감을 이용해 입체적 화면을 구축한다. 작품의 첫인상은 꽃이라는 아름다운 도상과 형형색색의 색채가 눈에 들어오지만, 화면에 집중하면 다양한 질감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경쟁사회 속에서 사유의 시간이 부족한 우리에게 스스로 향기와 열매를 생성하는 꽃을 통해 자아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안 작가는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와 저서를 선보이고 있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38여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치렀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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