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라진 설 특수③]뷰티매장에만 요우커 몰렸다…면세점도 '흔들'

요우커 특수 어디로...예전보다 못한 춘절 효과 설화수. 후 등 럭셔리 K뷰티, 샤넬 등 명품매장도 ‘한산’ 저가 K-뷰티.K-유아용품 코너만 '북적'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내 모습. K뷰티 매장이 위치한 뒤편에는 많은 고객들이 몰린 반면 잡화 코너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중국인 관광객(요우커) 특수요? 한국 면세점에서 한국 화장품을 박스째 주문하는 ‘싹쓸이 쇼핑’ 풍경도 사라진지 오래됐어요"2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대표적인 K뷰티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와 후 매장에는 요우커들의 발길이 한산해진 모습이다. 제품 계산을 위해 서 있는 고객들은 5~6명 남짓했다. 과거 50~60명씩 줄을 서던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면세점업계가 중국 최대 명절 춘절(1월27일~2월2일)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을 찾은 요우커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지갑도 쉽게 열리지 않는 모습이다. 저가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던 반면, 명품 부띠끄 및 패션ㆍ잡화 코너의 경우 방문객 수보다 판매직원의 수가 더 많았다. 특히 샤넬과 루이뷔통 등 요우커들의 주 쇼핑공간이던 해외 명품브랜드 매장들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수백만원대 가방을 몇 개씩 사는 중국인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명품브랜드 매장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춘절을 앞두고 요우커 응대하느라 정신없었지만 올해 춘절은 완전히 상황이 바뀌었다"며 "쇼핑 구매단가도 많이 줄었다"고 귀띔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내 이니스프리 매장 모습. 매장 관계자들은 쉴 틈없이 몰려드는 고객들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면 저가 K뷰티 매장에는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 요우커들로 붐볐다. "클렌징폼 네 개들이 한 박스를 사면 낱개 두 개를 더 드려요.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좋아요. 한 박스에 24달러로, 가격도 저렴해 부담도 없어요." 매장 곳곳에서는 호객행위도 이뤄졌다. 이니스프리 매장 관계자들은 샘플로 제공하는 클렌징폼 수 백 개를 쇼핑백에 쓸어 넣는 작업을 벌였다. 한 개씩 사은품을 비치해놓기에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요우커들의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장 한 구석에는 성인 여성 키 높이만큼 재고박스가 쌓여갔다. 유아동용품에 대한 인기도 뜨거웠다. 30~40대로 보이는 요우커들은 아이와 함께 매장을 방문했다. 한 중년 여성 요우커는 "너무 귀엽다"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으며 뽀로로 립밤을 캐릭터별로 집어들었다.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내 모습.

같은 시각 5분거리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한류스타 전지현이 출연한 ‘푸른바다의 전설’ 촬영장소인 회전그네도 조명 받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회전 그네 맞은편에 위치한 설화수, 후 매장에도 5~6명 남짓한 고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반면 캐릭터 상품이 진열된 매장에는 요우커들의 발길이 더 몰린 모습이었다. 한편 면세점 방문 요우커들은 한층 젊어진 모습이었다. 이날 면세점을 방문한 요우커들의 평균 연령대는 10~30대가 주를 이뤘다. 계산대에서는 "롯데백화점 상품권으로 계산해주세요", "5만원 낼테니 1만원으로 거슬러 주세요" 등 20~30대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법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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