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권지훈 제네럴에퀴티파트너스 회장
하지만 디벨로퍼를 바라보는 국내의 시선은 아직 차갑다. 부동산 개발 기획부터 설계ㆍ시공ㆍ금융ㆍ홍보 등의 모든 개발 과정을 총괄하는 지휘자란 평가보다는 '업자'라는 꼬리표가 더 따라다닌다.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권지훈 제네럴에퀴티파트너스 회장을 보는 눈도 마찬가지다. 권 회장이 취임식을 일주일 앞둔 지난 12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직원들에게 "이제 우리나라도 디벨로퍼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은 것도 그래서였다. 사실 권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ABN암로증권 한국 대표를 거쳐 부산시 외자유치실장, 아서디리틀의 기업부문대표 등을 역임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내 센텀사이언스파크와 지방자치단체들과 여러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대림산업과 인천 송도 내 2700여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와는 미국 유학 시절 만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거대책위원장과의 친분으로 연결됐다. 그는 대통령 취임식 후 미국에서 추진 중인 개발사업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디벨로퍼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정책에 맞춘 개발 사업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권 회장의 취임식 참석은 국내 대형 디벨로퍼들이 재조명되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1세대 디벨로퍼로 꼽히는 김언식 DSD삼호 회장을 비롯해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 문주현 MDM 회장, 정춘보 신영 회장,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등이 활동 중이다. 단기 개발을 위해 수시로 간판을 올리고 내리는 '업자'와 달리 수십년간 시장 변화에도 버텨왔다. 변화와 혁신도 스스로 이뤄내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도전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고 오피스 빌딩에 대한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MDM의 경우 부동산신탁회사 자산운용사 등을 계열사로 갖추면서 종합부동산그룹으로 도약했다. 장기적인 시장 침체에도 이들은 올해 유망 지역을 선점해 승부에 나선다. 김언식 삼호DSD 회장을 비롯해 정춘보 신영 회장과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문주현 MDM 회장은 판교, 광교 등 수도권 공략을 준비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디벨로퍼가 대표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국내 부동산 개발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을 기회로 단순 시행ㆍ개발 등의 형태가 아닌 종합 개발 방식을 갖춘 새로운 디벨로퍼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