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합병증 무서운 당뇨…40대부터 급증

과체중·스트레스 지수 높은 이들은 특히 조심해야

▲당뇨병은 치명적 합병증을 일으킨다.[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많이 마시고(多飮), 많이 먹고(多食), 많이 소변(多尿)을 보는 당뇨병. 현대 질병 중 가장 무서운 병입니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위험한데 무엇보다 합병증이 더 치명적입니다. 최근 당뇨병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자체 방어 전략은 물론 국가적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당뇨병의 경우 40대부터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입니다. 남성에게서는 5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여성은 60대가 가장 높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을 주 진단명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2010년 202만 명에서 2015년 252만 명으로 24.6% 늘어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조류를 자주 먹는 경우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해조류 섭취가 당뇨병을 완전히 방어한다는 연구 결과는 아닙니다. 생활 속에서 꾸준히 당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연구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당뇨 환자는= 2015년 기준(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으로 252만 명의 당뇨병환자를 살펴봤더니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5.8%인 14만7000명이 신장 합병증(당뇨병 신장병 등) 진료를 받았습니다. 눈(망막병증, 백내장 등) 합병증은 35만6000명으로 14.2%에 이르렀습니다. 발이 저리고 통증이 동반되는 신경병증 동반 합병증은 33만7000명으로 전체 당뇨병 환자의 13.4%를 차지했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진료환자가 많았습니다. 남성은 2010년 107만 명에서 2015년 137만 명으로 27.3% 증가했습니다. 여성은 같은 기간 95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21.4% 늘어났습니다. 인구 10만 명 당 당뇨 환자 추이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까지는 정체돼 있다가 40대부터 급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주영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생체 나이 40세부터는 세포 노화가 시작되고 스트레스, 운동 부족, 음주, 흡연 등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누적되는 시기"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혈당조절 장기들의 노화가 진행돼 당뇨병 환자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포는 늙어가고 여기에 사회적 활동에 따른 부담감도 가장 높은 시기가 40대라는 진단입니다. ◆해조류, 당뇨병 위험 떨어트리나= 이런 가운데 최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 유전체역학과 김성수 연구팀이 '해조류 섭취와 당뇨병 발생의 연관성'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조류를 자주 먹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어느 정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김 연구팀은 2001년∼2002년 경기도 안산과 안성 지역에 거주하는 40~69세 성인을 대상으로 기반조사를 시작했습니다. 2년마다 반복 추적조사를 수행했습니다. 조건에 맞는 747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7470명 중 남성은 48.5%, 여성은 51.5%이었고 평균 연령은 51.8±8.8세였습니다. 김성수 연구원은 "미역·다시마의 섭취 수준이 가장 낮은 1사분위 군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4사분위 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은 10% 낮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역과 다시마뿐 아니라 다른 해조류를 함께 먹는 총 해조류 섭취를 비교했을 때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 연구원은 "총 해조류 섭취 수준이 가장 낮은 군과 비교해 가장 높은 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20% 정도 낮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해조류 섭취가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너무 지나친 해조류 섭취는 요오드 섭취로 갑상선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적정 수준의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람은 당뇨 조심해야=당뇨병이란 말 그대로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에 의해 우리 몸의 세포 안에 에너지로 저장됩니다. 인슐린이 췌장 세포에서 나오지 않거나, 나오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이 몸에 저장되지 못하고 혈액에 있다가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되는 경우입니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몸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소아나 청소년기에 잘 발생합니다. 인슐린이 분비는 되는데 몸 안에서 작용하지 않는, 즉 인슐린 작용에 저항이 생겨있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부릅니다. 비만한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당뇨병 환자의 약 95%는 제2형 당뇨병에 해당됩니다. 당뇨병에 걸리면 소변의 양이 증가하고, 갈증과 입마름이 심해지고, 야간 소변 양의 증가로 수면 부족 현상이 나타납니다. 여기에 기운이 없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과체중(체질량지수 23㎏/㎡ 이상)인 사람이나 직계 가족(부모, 형제자매)에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특히 당뇨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또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 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이나 4㎏ 이상의 거대아 출산력이 있는 이들도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고혈압 (140/90 mmHg 이상)과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도 당뇨에 걸리기 쉽습니다. ◆내분비학과 전문의가 말하는 당뇨병=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적게 먹고 운동을 통해 과체중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스트레스가 혈당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도 잘 해야 하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으로 인해 제일 파괴되기 쉬운 혈관이 바로 미세혈관"이라며 "미세혈관이 많은 눈은 당뇨병에 치명적인데 처음엔 증세가 없다가 시세포가 밀집돼 있는 황반부까지 침범하게 되면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으로 악화된다"고 진단했습니다. 정창희 교수는 당뇨 합병증이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한 뒤 "당뇨 합병증의 특징은 초반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다가 심각한 상황이 돼서야 증세가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당뇨병 환자는 증세가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통해 합병증 유무는 물론 병의 진행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당뇨는 40대부터 급증하는 흐름을 보인다.[자료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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