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비서실장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문화ㆍ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특검은 16일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그간 진행한 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 전 실장, 조 장관 조사에 대해 "(소환) 시기는 이번 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마 별도로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배제 방침과 블랙리스트 작성을 관련 수석 등을 통해 하달하는 등 '총책'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김 전 실장을 정점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블랙리스트가 문체부에 하달됐고, 이에 따라 문체부가 실무 차원에서 움직였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의 줄거리다.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는데, 이 기간 동안 김 전 실장의 지시 아래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조 장관은 장관에 오른 뒤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이 될 만한 자료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있다. 둘 모두 의혹을 전면 부인하거나,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관련성은 부정하고 있다. 특검이 어느 정도로 증거를 수집해뒀는지에 따라 소환 단계부터 이들의 신분이 피의자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지난 12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다. 특검은 이들 외에 유동훈ㆍ송수근 전 문체부 차관, 송광용ㆍ모철민 전 청와대 교문수석,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그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청와대 주도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다는 진술을 조사 과정에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수사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로까지 확대될 가능성 또한 주목된다. 한편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지난 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관으로 일할 때)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면서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라면서 당시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나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을 통해 (명단이) 문체부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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