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증거인멸, 도주 우려 없는데…"이재용·최지성 부회장까지 구속 땐 경영 올스톱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22시간 넘게 밤샘조사를 받은 직후 13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 주요 임원들과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동안 특검은 밤샘 조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오늘은 구속영장 청구를 안 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언급해 이르면 주말께 방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밤샘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압력 탓에 원치 않게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이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 등을 결정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최씨의 압박과 강요에 의한 것일 뿐 어떠한 대가성도 없었고 그래서 강요의 피해자이지 뇌물 공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특검이 구속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경영공백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재계는 최악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부회장에 대한 영장발부가 이뤄지는 초유의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검찰이 고심하고 있는 '일반 뇌물죄'로 인한 단죄가 삼성전자에만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부사업에 대한 기업의 지원자체가 불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의 강도높은 압박이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대외 신인도를 악화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외신들이 기업 총수의 조사 상황을 대서특필하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것도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와 맞물려 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만의 일부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것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 경영진의 수사 와중에 판을 흔들어 인수가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특검 수사가 우리 기업의 경쟁자들에게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에 대한 특검 수사는 보다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주장이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교수는 "구속은 증거인멸, 도주의 위험이 있어야 하는 사안인데 그렇게까지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에 달하는 조직"이라며 "특검이 만지작대는 영장 발부에 따른 후폭풍과 진통을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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