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일단 돌려보낸 특검, 구속영장 청구 검토

<strong>이르면 주말께 구속영장 전망박상진 사장, 비공개로 소환</strong>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ㆍ위증 혐의 피의자로 23시간 가까운 강도높은 소환조사를 마치고 12일 오전 귀가한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그의 신병처리 방향을 어느 쪽으로 정할 지 주목된다. 당초 조사 중에, 혹은 조사가 끝난 직후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특검은 일단 조사 내용을 분석하며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늘은 구속영장 청구를 안 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르면 주말께 방침이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 부회장은 조사에서 최순실씨(구속기소)와 정유라씨 모녀, 최씨 조카 장시호(구속기소)씨,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수백억원 규모의 특혜성 지원이 박근혜 대통령(직무정지) 등의 압박이나 강요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이 같은 지원을 결행했고, 이 부회장이 여기에 포괄적으로 개입하거나 지시했다는 각종 물증을 바탕으로 그를 추궁했다.이 부회장의 이 같은 입장은 그간 삼성 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 조사에서 내놓은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 미래전략실 소속 김모 전무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지시대로 돈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시를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안이라고 했다. 청와대 수석의 지시라는 게 (출연의 이유 중) 가장 컸다"고 진술한 것으로 최씨의 형사재판 증거조사 때 드러났다.지난 9일 특검에 소환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또한 같은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에 사건을 넘기기 전 검찰이 세운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도식에 맞춰 핵심 관계자들 모두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특검은 장시호씨에게서 임의제출 받은 최순실씨의 '제2의 태블릿PC' 등을 통해 삼성의 지원과 합병 사이에 모종의 대가관계가 있었던 정황을 다수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의 피의자로 입건ㆍ소환하기에 이르렀다.이 같은 정황을 고려하면 특검 입장에서 이 부회장은 거짓진술을 내놓은 셈이고, 이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 즉 구속의 사유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특검은 다만 조사의 양이 워낙 방대했던 점, 사안의 복잡성 등을 감안해 구속영장 청구에 신중하게 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특검은 전날 9시30분께 이 부회장을 공개소환한데 이어 같은 날 오후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승마선수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지원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서다.이 부회장과 박 사장의 대질신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박 사장은 그런(대질신문을 할) 목적으로 부른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은 박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정하는 데 참고할 전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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