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농구스타, 호주서 인생2막 덩크슛

중앙대 출신 강성필씨, KBC농구교실 8년째 운영

강성필 [사진=KBC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왕년의 농구스타 강성필(49) 씨는 호주 시드니에서 제 2의 농구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KBC농구교실'을 열고 8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동포 2세 어린이 회원 네 명으로 시작한 KBC에서는 27일 현재 150여 명이 농구를 한다. KBC는 동포들 뿐 아니라 호주사람들과 중국인들도 한 데 어우러져 운동하는 시드니의 유명 클럽이 됐다. 강 씨는 "회원들은 모두 내가 가르쳐왔다. 그러나 요즘은 회원 수가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강성필 씨는 고교농구 명문 대경상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농구대잔치가 큰 인기를 모으던 1990년 남자실업농구 최강팀 기아자동차에 입단해 1995년까지 포워드로 활약했다. 큰 키에 리바운드가 강하고 3점슛이 정확한 대형 슈터였으나 슛을 던지는 오른손을 다친 뒤 선수생활을 접었다. 강씨는 "은퇴하자마자 호주로 이민을 가 10년 동안 문구 사업을 했다.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농구를 잊을 수는 없었다. 여러 차례 망설이다 결행한 농구교실은 내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그는 "KBC를 운영하며 클럽 스포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KBC는 올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패러매타에서 열린 아마추어농구대회에서 12세, 14세, 16세, 18세팀이 모두 우승했다. 강성필 씨는 "처음에는 키도 작고 뚱뚱하고 컴퓨터만 하던 아이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기본기를 배우니 달라졌다. 부모들도 패스나 레이업슛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 한다"고 했다.KBC는 프로 선수도 배출했다. 강 씨는 "요르단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이름이 레니 다니엘이다. 그 친구는 중학교 2학년 때 호주에 유학을 왔다가 나에게 농구를 배웠다. 지금은 어머니 나라로 돌아가 태국 프로농구 리그(TBL)의 스타가 됐다"고 했다."일반 학생들도 드리블, 패스, 레이업, 슈팅 등 기본기와 이론을 알려주고 농구에 맛들리게 해주면 빠르게 성장한다. 누구나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가능하다."강성필 씨는 "엘리트 체육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호주는 클럽, 생활 체육이 활성화돼 있다. 멜버른엔 서른 개 이상 체육관마다 농구코트가 열여덟 개씩 있고 쉰 개 이상 학교, 클럽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리그도 매주 열린다"며 "한국이 호주처럼 하려면 경기장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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