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를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내년을 끝으로 집권 1기를 마무리 짓고 2기에 돌입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통치'가 끝나는 2022년 이후의 장기집권과 내부 조직 장악을 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전제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나섰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산당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 시 주석이 차기 주석 후계자가 될 만한 이들의 승진을 막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기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장기집권을 원한다는 것이다. 또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장기집권을 뒷받침할 지도체제 역시 마련하려 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은 이미 지난 10월 열린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제기됐다. 이 회의에서 공산당은 처음으로 시 주석에게 '핵심' 칭호를 사용했다. 핵심 칭호는 덩샤오핑ㆍ장쩌민 시절 사용됐다 후진타오 때 사라진 것으로, 이 칭호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이 집단지도 체제에서 1인지도 체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시 주석이 장기집권을 노리는 징후는 다른 곳에서도 포착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이 조직 장악력 강화를 위해 중앙정부의 주요 부처 중 하나인 국무원 개혁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 관련 정보 수집ㆍ분석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기관을 재편하는 것이 개혁의 골자다. 니혼게이자이는 관계자를 인용, 중국 최대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와 경찰에 해당하는 공안, 인민해방군 내 정보기관을 재편하고 각 조직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홍콩 언론은 국가안전부를 국내ㆍ해외공작 파트로 각각 재편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시 주석을 주석으로 하는 중앙국가안전위원회(CNSC)를 신설했으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신설되는 정보기관은 CNSC의 실행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 각 정보기관들이 경쟁의식을 갖고 독립적으로 움직여온 측면이 있어, 정보기관 재편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재편하는지가 시 주석의 집권 권력기반이 굳건할지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1인 체제로의 움직임을 강화하는 시 주석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WSJ는 이처럼 시 주석이 강력한 권력을 틀어쥐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마오쩌둥 이후 정부의 유연성과 질서있는 권력교체를 위해 마련된 '7상8하(67세는 유임ㆍ68세는 은퇴)' 관례를 깨뜨릴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시 주석은 올해 63세로, 2022년에는 69세를 맞는다. 중국 내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경직된 전제정치로의 변화는 요즘처럼 복잡한 경제상황을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정부부채에 의존한 경제성장과 결별하고 국가 독점적 구조를 깨는 한편, 환경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다층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블룸버그뉴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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