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SK그룹이 21일 예상을 깬 큰 폭의 세대교체 사장단인사를 단행하면서 재계의 시선이 삼성과 현대차그룹 임원인사에 쏠리고 있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날 현판식을 갖고 본격 가동되면서 삼성 인사는 더욱 안갯속으로 빠졌다. 삼성은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한 이후에 3,4일간의 시차를 두고 후속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검찰의 삼성 대상 전방위 조사에 이어 12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개최되면서 인사시기를 맞추지 못했다. 특검 수사를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출국금지되고 특검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말에 신임 사장단이 모여 이듬해 경영 전략을 논의하던 자리인 사장단 워크숍 개최도 미뤄질 수 밖에 없다.하지만 인사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생각하면 연말이나 1월 이후로 미뤄져서는 안된다는 게 내부 중론이다. 당장 내년 1분기 중 삼성이 80억달러에 인수키로 한 하만의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건설 중인 평택 반도체 공장도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해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다. 갤럭시 노트 7 사태의 수습과 이를 만회할 갤럭시 S8도 늦어도 4월 출시예정이다.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삼성전자와 주요계열사의 사업재편과 바이오사업 강화, 미래전략실 해체 등을 감안하면 인사수요는 예년보다 큰 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인사의 시기는 특검수사와 맞물려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면서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 수사가 계속 이어지면서 중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소환대상에 올라 중대한 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예년처럼 12월 28일 전후에 인사를 할 예정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내실경영을 유지하면서 실적위주의 인사 원칙을 보다 철저히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내수시장 위축 속에 10월부터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명의 급여를 10% 삭감하는 등 실질적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특히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을 감안해 영업, 품질,서비스부문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럭셔리브랜드 제네시스의 글로벌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한 보강인사도 예상된다. 실적부진과 노조 파업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현대위아, 현대제철 등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0월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력과 시장대응력 강화를 위해 해외영업본부장 장원신 부사장을 북경현대기차 총경리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을갖춘 이광국 전무(워싱턴사무소장)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면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지난달에는 현대차 미국법인 부사장에 내부 출신 배리 라츨라프씨를 내년 1월 1일자로 승진,발령했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임원인사를 낸 그룹들이 대내외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 안정 대신 변화를 택하면서 이 같은 인사기조가 삼성과 현대차그룹에도 반영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