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물 응찰액, 한은 예정 매입규모에 못 미쳐…'추가 매입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위기 이후 8년만에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권 단순매입을 실시해 1조2700억원이 낙찰됐다. 하지만 지표물을 중심으로 한은이 예정했던 매입 규모에 비해 응찰액이 못 미쳤다.한은은 21일 국고채권 단순매입 경쟁입찰 결과 전체 응찰액 1조9700억원 중 1조2700억원이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8일 한은이 발표한 매입 규모 1조5000억원에 2300억원 못 미치는 수준이다.입찰 결과 지표물인 △국고채권 10년 16-3호 △국고채권 5년 16-4호 △국고채권 3년 16-2호 등에는 각각 1700억원, 3100억원, 5000억원 등 9800억원 응찰되는 데 그쳤다. 당초 한은은 계획한 지표물 매입 규모는 역대 최대인 1조2000억원이었다. 이 중 9700억원이 낙찰됐다.비지표물은 9900억원 응찰해 매입예정금액인 3000억원 전액 낙찰됐다. 국고채권 20년 경과물 13-8호과 국고채권 10년 경과물 14-5호는 1800억원과 4200억원이 응찰돼 이 가운데 500억원과 1500억원이 낙찰됐다. 국고채권 5년 경과물 15-1호에는 3900억원이 응찰돼 1000억원이 낙찰됐다. 각각의 부분낙찰률은 50~100%, 0~67%, 50~100%였다.증권인수 및 대금결제일은 23일이다.이번 한은의 국고채 매입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한은이 시장안정을 위해 실시한 것이다.한은이 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 직접 매입에 나선 것은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오전 시중 은행장들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 적극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당초 시장에서는 1조5000억원 규모가 금리 급등세를 멈추기에 부족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입찰 결과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적은 비지표물에는 매입 규모의 3배 이상 몰렸지만 지표물은 응찰이 미달했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비지표물은 유동성이 떨어져 지금처럼 금리가 급등할 땐 팔기 어려워 한꺼번에 몰린 것"이라며 "지표물은 한은이 시장의 예상보다 늦게 매입하면서 현재 레벨에서 팔아야할 유인이 떨어졌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 매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한동안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띌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한은이 국채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내년 3~9월 중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가운데 2조원 가량이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어 추가 매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는 차원에서 국고채를 매입했다"며 "추가 매입 여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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