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최순실사건이 불편한 무속인들...'전문직' 무당을 욕하지마라?

2005년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계기, 부정적 인식 전환…'순실 무당' 언급 금지 서명운동

최순실사건이 사회 전체를 뒤흔들면서 최근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가 '무당'입니다. 최씨가 무속과 연관이 많고 사실상 무당노릇을 했다면서 샤머니즘 사회란 자조적인 표현이 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진짜 무당을 업으로 하고 있는 무속인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무신교총연합회는 '최순실 무당언급 금지 서명운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최씨에게 무당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무속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사실 무당, 무속인 직군은 엄연한 전문직군이라고 하네요. 서비스업종의 하나로 분류돼 통계청이 작성하는 한국표준직업분류에서 직업코드 41622의 점술관련종사원으로 분류돼있어요. 조선시대에도 무세(巫稅)를 납부했던 정규 직업이었죠. 직업으로서의 현대 무당은 점술 등을 통한 상담역할이 주를 이루면서 서비스업으로 분류됐다고 하네요. 사실 전문적인 굿과 강신주술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단히 힘든 직업입니다. 공부도 많이 해야하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당은 강신무(降神巫)로 자신의 몸에 이른바 신을 모시는 사람입니다. 조선시대까지 강신무들은 주로 예언이나 굿의 일부분만을 담당했습니다. 굿 전체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마을 대대로 신관 역할을 직업으로 물려받았던 세습무(世襲巫)였어요. 제정일치 시대인 고대부터 고려시대까지는 상당히 존경받는 직업이었다고 해요. 신라시대 초기 왕을 뜻하던 차차웅, 이사금 등을 비롯해 백제의 벼슬이었던 박사 등이 모두 무당을 의미하던 단어로 추정되고 있어요. 그러나 고려말기 사이비 무당들이 많아져 사회 혼란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조선시대 이후 무속신앙이 천시됐어요. 세습무 문화가 많이 없어진 이유죠. 이에 비해 일본에는 아직 세습무 전통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지역문화와 토속신앙을 전수받은 기능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무속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죠. 무속인들이 '최순실 무당' 표현을 싫어할만도 하네요.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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