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앞두고 검찰이 국정농단 파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대통령 수사는 이르면 다음주 주말께가 될 전망이다.최순실(60ㆍ최서연으로 개명ㆍ구속)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주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와 필요하다면 특별검사도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대통령 발언 이후 검찰은 수사시기와 방식, 규모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때까지 검찰은 최씨를 정점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구속), 차은택씨 등 핵심 피의자들을 통해 국정농단 파문에 최씨가 구체적으로 개입한 증거와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는지를 상당부분 밝혀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는 전방위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도 조사해야 할 판에 수사에 성역은 없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최씨의 국정개입과 강제모금 등과 관련해 사정라인 정점에 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 필요성에 대한 답변이었지만 현재 전체적인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주요 피의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이 지시했다"라는 얘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고, 구체적인 증거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우선 검찰은 박 대통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기금 강제모금 과정에서 직접 재벌 총수들을 만나 출연을 종용했는지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최씨의 딸 정유라(20ㆍ정유연에서 개명)씨의 특혜지원, 송금과 관련해 삼성과 대한승마협회 임원들을 불러 조사한데 이어 8일에는 삼성전자 본사 사옥 대외협력담당 부서, 한국마사회, 승마협회 등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 중 두 번째로 많은 128억원을 출연한 현대자동차 박모 부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부영, 롯데 등 출연금 외에 별도 지원을 요구받은 대기업과 청와대가 대통령의 지시를 명목으로 이미경 CJ 부회장 퇴진을 압박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도 대기업 임원 소환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기업들이 사실에 부합하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총수들을 직접 불러 조사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들의 수사협조와 관련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검사 숫자를 늘리는 방식의 수사팀 확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 대국민사과 담화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활동'이라거나 '최씨 개인의 행동' 등으로 선을 그어왔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청와대 인사 문건, 정부의 중요정책 결정 자료 등 기밀사항에 해당하는 문건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청와대를 출입하는데도 대통령의 지시와 묵인이 있었냐는 진술과 증거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발견해 어느 정도 증거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에 대한 소환 수사도 불가피하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을 '일모도원(日暮途遠)'으로 표현했다. '사기(史記) 오자서열전'에서 나오는 일모도원은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한동안은 폭풍같은 수사가 계속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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