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 6월28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버스준공영제 도입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의정부)=이영규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의 역점사업인 '버스준공영제'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가 내년 7월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대상 버스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성남시가 참여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버스준공영제는 민간 버스회사들이 직행좌석버스(광역버스)를 운행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적자 노선을 폐지해 도민들의 교통불편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이 결정됐다.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면 이들 적자 노선에 광역버스가 투입된다. 대신 도는 적자가 나는 곳을 운행하는 버스회사에 손실을 보전해주게 된다. 도는 특히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인 도내 광역버스 종사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재정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ㆍ군에는 모두 2083대의 광역버스가 있다. 도는 이들 광역버스를 대상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할 경우 829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는 준공영제 예산을 도와 시ㆍ군이 50대 50으로 분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도가 시ㆍ군별 분담비를 추산한 결과 성남시가 가장 많은 85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남시의 경우 광역버스 노선은 18개로 수원시에 이어 2위지만 1일 직행 좌석버스 이용객이 도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도내 시군별 분담금을 보면 ▲용인시 59억8000만원 ▲수원시 59억4000만원 ▲고양시 47억원 ▲남양주시 27억9000만원 ▲광주시 25억8000만원 순이다. 반면 과천시(1억6000만원), 안산시(1억원), 양주시(300만원), 이천시(100만원)는 분담금이 상대적으로 적다. 문제는 일부 지자체들이 분담금 하향 조정을 요구하며 준공영제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성남시의 경우 준공영제 도입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위해서는 재정투입이 뒤따르는데 경기도는 일률적으로 50대50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며 "지역 교통여건과 총 분담금 등을 고려해 부담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남시가 남경필 지사의 버스 준공영제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경필 지사가 올 초 이재명 성남시장의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ㆍ무상교복ㆍ공공산후조리원)사업을 대법원에 제소하면서 두 기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게 그 이유라는 것이다. 여기에 용인ㆍ하남ㆍ남양주ㆍ의정부ㆍ파주ㆍ가평 등도 도비 분담률을 70%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남경필 지사는 지난 6월28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버스 입석률 0%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서울ㆍ인천시처럼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2층 광역버스를 2018년까지 500대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도는 31개 시ㆍ군과 준공영제 도입을 위한 협의를 마치고 다음 달 최종안을 경기도의회에 보고할 계획이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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