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 ③] 임직원들 '삼성맨 자부심하락 아쉽지만, 확실히 변하자'

삼성 직원들이 평가한, 앞으로 바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은

<div class="break_mod">'이재용 삼성 시대'가 열렸다.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는 삼성의 변화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자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책임 경영'을 위한 포석이다. 이 부회장 앞에 놓인 과제와 해법, 미래 전략 등에 대해 경영분석 기법과 경제학자, 교수 등 전문가 조언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갤럭시 노트7과 서류가방을 들고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원다라 기자]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은 카리스마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을 압도하는 제왕적인 리더십보다는 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결정한 것에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내일(27일)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에 오른다. 그간 후선에서 삼성그룹을 경영해왔다면 이제는 적어도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결과는 본인이 지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에도 잇달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피터드러커가 제시한 일ㆍ책임ㆍ신뢰라는 세 가지 조건 중 '책임'을 확보한 셈이다. 30대부터 경영수업을 받은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업무도 상당 부분 파악했다. 이제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요소는 구성원들의 신뢰다. 삼성그룹 구성원들은 이 부회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사장들 "이 부회장 사업 이해도 높고 소탈" = "이 부회장 주재로 회의가 열릴 때 보면, 가끔 깜짝 놀랍니다. 사장들도 마음속으로 생각은 늘 하지만 잘 안 되는 부분들을 콕 찔러 질문하는 경우가 있어섭니다. 한 회사를 이끄는 사장들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죠."  삼성그룹 계열사 A사장이 이 부회장에 대해 전한 말이다. 삼성의 사장급 임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해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고, 보고한 건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고 인식한다. 삼성그룹은 국내기업 중 가장 시스템을 잘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의 보고를 토대로 향후 전략을 구상했다. 이런 시스템에서 리더에게 필요한 조건은 사장들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잘 듣고, 날카롭게 지적해주는 능력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로봇이 한창 화두가 될 때에는 '삼성이 만들 로봇'으로는 어떤 형태가 가장 적합한지 연구해달라는 주문을 내리기도 했다. 금융회사 사장들과 모인 회의장에서는 '왜 금융사업은 해외진출이 어려운가'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하기도 했다.  진중한 분위기의 이 부회장이지만 격식은 차리지 않는다. 또 다른 계열사 사장은 "회의장에 이 부회장이 들어섰는데, 사장들이 벌떡 일어서자 너털웃음을 지으며 제발 앉아 계시라고 하더라"며 "격식에 익숙한 사장들은 당황스럽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 덕분에 회의도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임원ㆍ부장 "이 부회장 시대 맞아 실력 키우겠다"= "가끔 저희 또래의 사람들은 '이 부회장 시대에 우린 회사 오래 못 다니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아요. 해외 경험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업무를 직접 하는것도 아니고요. 임원 자리도 점점 줄어듭니다. 삼성의 관리자급이 어떻게든 업무를 놓지 않으려는게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과거의 기업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관리자급 직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삼성의 새로운 조직문화에 제대로 적응하고는 있는지 걱정이다. 삼성계열사 B 임원은 "예전엔 회장님만 믿으면 되겠다는 무대포 정신이 있었다"며 "사업이 어려워지면 항상 메시지를 줬고 세심하게 지적을 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에게 더 큰 책임을 원하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계열사 부장은 "이왕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거라면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ㆍ차장 "이왕 변할거면 제대로…삼성맨 자부심 없어지는 건 아쉬워" = 기업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과ㆍ차장. 삼성의 실무자급 직원들은 과도기 세대다. 관리자급처럼 이건희 회장을 그리워하지도, 이 부회장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편하지도 않다. 다만 이들은 변하는 삼성의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신상필벌'을 주문했다.  삼성전자 사업부 소속 C 차장은 "삼성이 신상필벌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들여다보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며 "아직도 고과 몰아주기, 사내 정치에 능한 사람을 키워주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이 부회장은 이 부분을 뿌리뽑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의 한 직원은 "소프트웨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 놓아도 윗선에서 알아서 잘리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임원의 공으로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잘 하면 내 덕, 못 하면 네 탓 이라는 식의 조직문화가 이재용 시대를 맞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원ㆍ대리 "해외에만 연구소 집중 박탈감…젊은직원에게 비전 달라" = 최근 입사한 삼성 직원들에게 더이상 '삼성맨'이라는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 입사했다가도 하루 아침에 사업부가 팔려나가기도, 중소기업으로 분사되기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왕 변하는 거면 제대로 변하자'는 바람이다. 삼성계열사 D 직원은 "능력 평가는 글로벌 수준으로 하면서 상사 눈치보기 등의 조직문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 그만큼 불합리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삼성의 주요 연구개발 업무가 해외에서 이뤄지는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직원은 "스마트워치, VR 등 새로운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입사했는데 중요한 개발은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더라"며 "젊은 직원들의 꿈을 어떻게 실현시켜줄 수 있는지 제시해주는 회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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